[금융대란 모면]9개銀,연내 9천명 추가감원 합의

  • 입력 1998년 9월 29일 19시 08분


9개 은행이 파업선언까지 가는 진통끝에 노사협상을 마무리하고 연내 9천여명의 추가감원에 합의했다.

유시열(柳時烈)제일은행장 추원서(秋園曙)전국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을 비롯한 9개 은행 노사 대표는 29일 오후 서울 은행연합회관에서 4개항의 합의문에 서명했다.

서명식에 대표가 참석하지 않은 은행도 합의내용을 적용하기로 했다.

조흥 상업 한일 외환 강원 평화 충북 등 조건부승인 7개 은행과 서울 제일 등 해외매각대상 2개 은행 등 모두 9개 은행 노사는 이날 합의에서 97년말 인원을 기준으로 32%(기존 퇴직자 포함)를 올해 안에 줄이기로 했다.

연내 추가 감원대상은 조흥 2천2백여명, 상업 2천1백여명을 포함해 총 9천26명이며 추가감원 후 9개 은행엔 3만6천6백여명이 남게 된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같은 노사합의를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9개 은행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추석 연휴기간에 감원대상자를 선정하는 등 준비작업 후 10월부터 감원인사를 할 예정이다.

퇴직자에게 지급하는 특별퇴직금은 월평균임금을 기준으로 △8(3급 이상)∼12개월분(4급 이하) △9(3급 이상)∼11개월분(4급 이하) 중에서 각 은행노사가 자율 선택하기로 합의했다.

특별퇴직금 3개월치는 남는 직원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은행측이 부담한다.

또 협상과정에서 발생한 사태에 대해서는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합의했다.

노사협상은 이날 오전 6시경 노조측의 결렬선언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제일은행을 시작으로 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은행 수가 하나둘 늘어나 당초 우려했던 금융대란을 피했다.

은행 점포는 정상영업을 했다. 다만 조합원들의 업무 복귀가 늦었던 일부 은행의 지점에서는 간부사원과 시간제고용직원을 배치해 비상영업을 했으나 예금인출과 대출상담 등 일부 업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9개 은행 노조원들은 28일 밤 8시경부터 삼삼오오 금융노련 지도부가 있는 서울 명동성당으로 모여 새벽녘에는 2만여명이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기세를 올렸으나 협상결렬 소식을 듣고 해산했다.

한편 은행 노조 파업을 반국가 행위로 엄단하겠다고 밝혔던 대검 공안부는 9개 은행 노조가 파업을 철회하거나 유보해 간부 검거와 사법처리 방침을 유보한다고 말했다.

<이 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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