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십이야」,필름으로 담은 「셰익스피어 희극」

  • 입력 1998년 9월 24일 19시 03분


종종 영화로 선보여온 셰익스피어의 희극 ‘십이야(Twelfth Night·열두번째 밤)’가 이번에는 영국의 정통 셰익스피어 연극 연출가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다. 감독은 1986년까지 18년동안 영국 로열 세익스피어 극단의 대표였던 트레버 넌.

영국의 남쪽 반도 콘월에 19세기 낭만주의풍 세트를 차려 촬영한 ‘십이야(十二夜)’는 영화라기보다 영국 전통의 연극적 향취가 물씬하다. 주인공은 일란성 쌍둥이인 바이올라와 세바스찬. 남장(男裝)을 한 여동생 바이올라와 오빠 세바스찬의 혼동이 갖가지 오해와 소동의 원인이다. 넌 감독은 특수효과에 기대어 한 명의 배우가 1인2역을 해내는 ‘영화적인 방법’대신 곧이곧대로 두 남녀배우를 기용해 연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다만 고전적이고도 현란한 수사(修辭)가 동원되는 대화 위주의 이 우아하고 경쾌한 희극이 속도빠른 영화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얼마나 다가갈지는 의문. 26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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