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23일]추분…가을이 익어간다

  • 입력 1998년 9월 22일 19시 12분


푸드득 날아오르는 새하얀 비둘기인 양, 그렇게 목련나무 꽃송이가 환하게 터져나올 때, 이제 봄인가, 했는데…. 아, 저 동구 밖 느티나무, 그 푸르른 울음소리에 어느 사이, 여름인가 했는데….

어느덧, ‘이슬은 차가워 반딧불은 젖고(露冷螢火濕), 추위에 놀란 벌레소리 빈 뜰에 자지러지는’(김극기)이 가을…. 이 황홀한 가을의 아침은 대체, 어디서 ‘길어 나르는가…’.

대체로 맑고 오후 한때 흐림. 동해안 지방엔 후드득, 오동나무 잎새에 가을을 듣는 빗소리. 아침 13∼20도, 낮 24∼28도.

이 가을, 들녘은 황금빛으로 넘실대건만, 도시에선 어쩐 노릇인가. ‘즐거움은 쌓아둘 곳간이 없고, 슬픔은 구름처럼 흘러갈 하늘이 없구나…’(이기철)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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