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맛집]통통히 오른 살…영양만점…추어탕 제철

  • 입력 1998년 9월 11일 19시 26분


‘가을 물고기’ 추어(鰍魚)는 가을이라야 제 맛을 낸다. 논두렁 미꾸라지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진흙 속으로 파고드는 가을. 월동하기 직전이라 살이 통통히 올라 맛과 영양이 최고라는 것이다. 동인당 한방병원 김관호(金寬鎬)원장은 “미꾸라지는 배를 덥게 하고 원기를 돋우며 술을 깨게 할 뿐만 아니라 발기불능에도 효력이 있다”고 설명한다.

▼ 남도식 ▼

미꾸라지를 갈아 뼈를 걸러낸뒤 끓인다.

송파구 석촌호수쪽의 ‘남원 추어탕’은 전북 남원 광한루 옆에서 18년간 추어탕을 끓여왔던 할머니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 미꾸라지와 양념 모두 남원에서 직송 된다.

깊고 구수한 맛은 함께 넣는 시래기에서 나온다. 남원 무 밭에 서리가 내리면 무청을 거두어 삶고 말리기를 2∼3번 반복해 질긴 맛을 없앤뒤 가져다 쓴다. 7천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월선옥은 구수한 경상도식 추어탕을 끓여내는 곳이다. 호남식과 달리 매콤한 맛이 덜하다. 6천원. 첫째 셋째 일요일은 쉰다.

▼ 서울식 ▼

미꾸라지를 통째 넣어 끓인다.‘추탕’이라 부르기도 한다.

서울식 추어탕은 서울 중구 무교동 먹자골목의 ‘용금옥’이 으뜸이다. 32년 개업한 용금옥은 정지용(鄭芝溶) 구상(具常) 박종화(朴鍾和)씨와 조병옥(趙炳玉)박사 김덕룡(金德龍)의원 강신옥(姜信玉)전의원 등 문인과 정치인들이 사랑방처럼 드나들던 곳이다. 주인은 3대째 용금옥 경영을 맡고있는 신동민(申東旼·36)씨. 7천원. 일요일은 쉰다. 주차가 어렵다.

성북구 미아삼거리 성가병원 뒷골목 ‘형제추탕’도 30여년 역사를 자랑한다. 사골 양지 육수에 미꾸라지를 넣는 타이밍이 이 집 별미의 노하우. 비린내도 없애면서 맛을 살리는 비법이다. 8천원. 연중무휴.

▼ 원주식 ▼

원주식 추어탕은 장맛이다. 소금이나 간장 대신 3년 묵은 고추장으로만 간을 맞춘다. 걸쭉하고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원주 추어탕집은 6대 선조까지 제사를 모시는 종가집 맏며느리 엄순화(嚴順花·47)씨가 원주 추어탕의 본가인 원주 복추어탕집의 손맛을 배워 끓여낸다. 해마다 고추를 2천근이나 사다가 직접 장을 담근다. 7천원. 통미꾸라지에 수제비를 떠넣어 끓인 추어 매운탕도 별미. 3∼4인용 2만5천원. 산 미꾸라지를 불에 달군 돌판에 볶는 미꾸라지 숙회(2만5천원)와 고추에 싸서 튀기는 추어고추튀김(1만원)도 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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