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주부들 『보행기 살까 말까…』

  • 입력 1998년 8월 24일 19시 22분


맞벌이 주부 김지은씨(28·서울 시흥동)는 4개월된 둘째 아기에게 보행기를 사 줄까 말까 고민 중이다. 최근 보행기가 아기의 운동발달을 방해한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 첫째 아이 진수(6)가 ‘늦되다’는 말을 들은 것도 보행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행기가 아기발달을 방해할까?〓유아용품 제조업체에서는 보행기에 태워 놓으면 아기가 밀고 다니느라 다리에 힘이 생겨 빨리 걸을 수 있다고 주장. 또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려는 노력이 좋은 자극이 돼 두뇌활동을 돕는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육아전문가들은 보행기가 아기의 운동발달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최근 미국의 케이스 웨스턴 리지부대의 연구원 게릴 시걸(실험심리학)과 뉴욕주립대의 연구원 로지 버튼(발달심리학)이 공동으로 1백명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보행기가 아기의 운동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 결과는 보행기를 일체 타지 않은 아기들은 평균 5개월에 앉고 8개월에 기며 10개월에 걷기 시작한 반면 하루 평균 2시간반씩 보행기를 탄 아기들은 평균 1, 2개월 늦어 6개월에 앉고 9개월에 기며 12개월에 걷기 시작.

인하대 아기발달클리닉 김수연소장은 “보행기는 아기가 스스로 자신의 몸을 이동할 기회를 갖지 못하게 한다.운동발달이 뛰어난 아기는 보행기에 태워도 타려고 하지 않는다”고 설명.

▼그래도 보행기를 태우고 싶다면?〓엄마 입장에서는 아기돌보기의 짐을 덜어주는 기구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아기가 울 때나 아기가 심심해 할 때 달래줄 수 있고 엄마가 바쁠 때 혼자 놀도록 할 수 있기 때문. 김소장은 “이미 보행기를 구입했거나 좀더 편하게 아기를 보기 위해 보행기를 사고 싶다면 아기의 운동발달을 고려해 허리를 가눌 수 있는 5개월 이후에 태우라”고 권한다.

이유식을 먹일 때 의자대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 최근 시중에 나온 보행기들은 다양한 기능이 부착돼 시각 및 청각과 정서발달을 돕는 것이 많다. 아기의 성장에 따라 높낮이 조절이 가능하며 위치고정 등 안전장치가 있는 것을 고른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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