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4강 승전보는 크로아 「국민 보약」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보고 또 보고. 아무리 봐도 기분 좋은 골인 장면.

6일 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전이 끝난 직후 크로아티아 TV방송국은 난데없이 크로아티아가 독일을 3대0으로 이긴 월드컵 축구 준준결승전을 재방송했다. “지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시죠. 이럴땐 우리 축구팀의 활약상을 다시 한번 보는게 특효약입니다”라는 TV아나운서 멘트와 함께.

윔블던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은 바로 자국인 고란 이바니셰비치와 미국인 피트 샘프러스가 맞붙었던 것.

그러나 여망과는 달리 이바니셰비치는 풀세트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패배, 고개를 떨구는 장면이 생중계 됐다.

인구 4백70만명의 작은 나라 크로아티아. 유고슬라비아에서 독립한 이후 전쟁과 실업사태등으로 어느 하루 편한 날이 없었다.

이런 크로아티아인에게 월드컵 독일전 승리는 삶의 카타르시스로 안성맞춤.

윔블던 패배를 월드컵 독일전 승리순간의 재방송으로 위안을 삼은 크로아티아. 그러나 9일 프랑스와의 월드컵 준결승 뒤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전 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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