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北잠수정 신고한 김인용선장

  • 입력 1998년 6월 22일 22시 58분


“수면위로 떠오르는 동체 일부를 보니 잠수정이었습니다. 곧 휴대전화로 신고했습니다”.

22일 오후4시반경 강원도 속초시 동해안 11.5마일 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잠수정 최초 발견자는 꽁치잡이 어선 동일호 선장인 김인용(金仁龍·38)씨.다음은 본사 사회부 기자와의 휴대전화 인터뷰.

-발견 경위는….

“평소와 같이 속초항 동항 11.5마일 조업지역에 나갔다가 발견했다.배 20여척이 함께 나갔는데 다른배들은 오후3시경 귀항을 했고 나는 고기가 많이 잡히지 않아 좀더 남아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발견당시 그물에 고기가 잡혔는지 확인하기 위해 그물을 검사하고 있었는데 30여m 전방에 잠망경 같은 물체와 까만 연통같은 것이 눈에 띄었다.일단 손에 있던 휴대전화를 이용,속초 어업무선국에 잠수함의 위치를 신고했다.”

-발견 당시 잠수정의 동태는….

“그물에 걸린 탓인지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고 엔진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색깔은 초록색 계통의 국방색이었고 잠수정 윗부분에는 하얀 줄이 있었다.북동쪽을 향해 조금씩 항해하고 있었다.”

-잠수정에 타고 있던 북한군의 동정은….

“30m정도까지 다가가자 군인 3명이 작업하는 것이 보였다.스쿠류에 걸린 그물을 제거하느라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

-복장은….

“우리국군의 군복보다 짙은 국방색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모자는 쓰고 있지 않았다.머리카락은 짧게 깎은채 였다.”

-속초항 앞바다의 평소 상황은 어떤가….

“이곳에는 오징어잡이와 꽁치잡이 어선이 많아 유자망이 거미줄 같이 얽혀있는 곳이다.길이 3천5백여m의 그물이 30여개가 퍼져있어 이곳에 익숙한 어민들도 조심하는 곳이다.잠수정은 완전히 잠수하지 않고 수면에 근접해 항해하다가 수심 3m정도까지 설치된 그물에 걸린것 같다.”

-잠수정이 그물에 걸린 이유는….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평소에는 일자형인 그물이 때마침 생긴 만조로 U자형이 됐고 그곳을 항해하던 잠수정의 스크류가 그물에 걸려 잠수정이 그 안에 갇힌 형태가 된 것 같다.”

1남 2녀를 둔 김씨는 2대째 어부생활을 하고 있다.

〈하태원기자〉 scoo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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