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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6월 9일 0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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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든 관객이라면 “무슨 영화가 이래”하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지 모른다. 그러나 의외로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이야기구조는 ‘미래를 구원하는 힘은 가족애에서 비롯된다’는 전통적인 가족주의 가치관이다.
서기 2058년. 인간이 살 수 있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나선 우주과학자의 가족은 테러집단의 음모와 우주선 고장 때문에 졸지에 우주 미아의 신세가 되어버린다. 긴박한 위기상황이지만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희생하고 가족은 서로 이해한다.미래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최첨단 무기나 테크놀로지의 힘이 아니라 가족의 사랑과 믿음이라는, 미국 중산층의 보수적인 이데올로기에 충실하다. 미국이 이 영화에 열광한 것도 그래서였을까.
60년대 미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올렸던 CBS TV의 공상 과학물 ‘우주가족 로빈슨’을 패러디(풍자적으로 개작하는 것)했다. 그 시절 TV에 열광했던 소년들이 이제 아버지가 되어 아이들과 극장을 찾은 것도 박스 오피스 1위 등극에 한 몫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