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각팀 「용병 희비」…쿨바 방망이 「우뚝」

  • 입력 1998년 6월 3일 19시 34분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프로야구 구단마다 용병들의 실력차가 뚜렷,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와 삼성은 ‘맑음’. OB는 ‘흐리다 차차 맑아짐’. 한화 롯데 해태 LG는 ‘먹구름’.》

현대는 시즌 초반 한 때 부진했던 스코트 쿨바(32)가 최근 상승세로 타율 0.331, 31타점으로 각 부문 5위에 오르자 김재박 감독이 싱글벙글. 게다가 마무리전문 조 스트롱(36)도 13세이브포인트를 올려 더 말할 나위없다.

투수만 뽑은 삼성도 용병들에게 만족하고 있다. 엉성한 투구폼 때문에 신뢰받지 못하던 스코트 베이커(28)가 5승2패로 다승 2위에 올라, 삼성 투수중에서 성적이 가장 좋다. 더구나 상황에 따른 수비능력이 뛰어나 서정환감독이 예뻐하지 않을 수 없는 일. 호세 파라(26·2승3패10세이브)도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한국야구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팀배팅을 전혀 할 줄 모르는 타이론 우즈(29) 때문에 속앓이를 하던 OB 김인식 감독도 우즈가 만루홈런을 비롯해 33타점을 올리자 안심하고 있다. 반면 장딴지 부상으로 34경기밖에 출장하지 못한 에드가 캐세레스(34)에 대해선 아직 불만.

요즈음 가장 허탈한 팀은 한화. 만만찮은 메이저리그 경력에다 뛰어난 파워로 시즌개막 전에 가장 주목을 많이 받던 마이크 부시(30)가 출장도 제대로 못하고 나오면 삼진을 밥먹듯이 하기 때문. 부시는 23경기에 출전, 타율 0.229에 삼진은 무려 33번이나 당했다. 조엘 치멜리스(31)도 믿었던 수비능력이 떨어져 2루와 유격수를 오가고 있다.

롯데는 침울하다 못해 용병에 대한 언급자체를 회피할 정도. 덕 브래디(29)는 겨우 15경기에 나와 타율 0.161, 최근 5경기에선 타율 제로를 기록하며 팀이 꼴찌하는데 일조. 더구나 수비로만 따지면 메이저급이라는 평가도 변변치 않은 것으로 드러나 롯데 벤치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단매각 확정 등으로 뒤숭숭한 해태는 뒤늦게 합류한 숀 헤어(31)의 타율이 0.182에 머물자 아예 신경을 끊은 상태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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