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남찬순/헝가리의 34세 리더

입력 1998-05-26 19:28수정 2009-09-2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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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이후 세계 최연소 총리로 기록된 사람은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사이에 있는 작은 나라 리히텐슈타인의 마리오 프리크다. 프리크는 93년 28세때 인구 3만명인 이 나라의 총리가 됐다. 88년과 93년 두차례 총리를 역임한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는 35세에 처음 총리가 됐다. 지난달 러시아총리가 된 세르게이 키리옌코도 올해 35세다. 프랑스의 로랑 파비우스는 37세에 총리가 됐다.

▼30대에 대통령이 된 사람도 꽤 있다. 최연소 기록은 85년 대통령이 된 페루의 알란 가르시아로 당시 나이 36세였다. 아이티의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는 37세 때, 코스타리카의 호세 플루게레스 올센은 39세에 대통령이 됐다. 역사에 등장하는 40대 국가지도자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지금도 세계 정치무대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처럼 40대 지도자들이 큰 활약을 하고 있다.

▼요즘처럼 대통령이나 총리의 외국방문이 빈번한 때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급변하는 세계정세의 흐름을 놓치고 다른 나라에 뒤질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대통령도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그래서 정치지도자의 건강은 원숙한 지도자의 능력 지혜 경험에 못지않게 강조된다. 세일즈외교 ‘경쟁’에는 아무래도 젊은 지도자가 유리할지 모른다.

▼최근 헝가리에 또다른 30대 총리가 등장을 준비하고 있다. 24일의 헝가리 총선에서 승리한 청년민주시민동맹 지도자 빅토르 오르반은 금년 34세다. 반공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그가 정계에 뛰어든 것은 90년 봄 공산체제 붕괴 이후의 첫 총선 때. 정계입문 8년만에 정상을 눈 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의원이 된 후에도 청바지 차림을 즐기던 그가 공산주의에 찌들었던 헝가리에 어떤 활력을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남찬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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