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논산 대건고]학교-학생 가교역 「어머니회」

  • 입력 1998년 5월 25일 06시 36분


대건고가 ‘열린 교육’ ‘인성교육’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어머니회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학교들도 어머니회나 육성회 등이 있지만 대부분 형식적인 모임에 그치는 현실과 비교할 때 대건고 어머니회의 활동은 남다르다.

이 학교 역시 전부터 어머니회 모임은 있었지만 96년 자녀교육에 관심이 있는 학부모들이 중심이 돼 ‘대건어머니신문’을 발행하면서 어머니회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이 학교의 어머니회 회원은 1백여명이고 자원봉사교사는 30여명. 학기초 자원봉사 신청을 받아 학생 상담프로그램 지도교사로 활동한다. 상담을 위해선 이에 대한 기초이론부터 전문기법까지 교육이 필요하기때문에매달 전문가를 초청해 모두 1백20시간의 연수를 받는다. 특히 방학 때는 집중교육기간이다.

어머니회 회원들은 매주 두차례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자녀들이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교사에 대한 건의사항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해 학교측에 전달한다.

처음에는 친구 어머니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쑥스러워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게 된다는 것.

3학년 전경하군(17)은 “부모님에게 말씀드리기 곤란한 이야기도 오히려 친구 어머니에게 하는 것이 편할 때가 있다”며 “2년 이상 함께 상담을 하다보면 친구는 물론 학부모와도 한 가족이 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어머니회는 4면짜리 ‘대건어머니신문’을 지금까지 21회에 걸쳐 발행하고 있다. 매달초 1천부씩 발행하는데 아직 한번도 거른 적이 없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체벌 학교환경 건강 진학지도 인성교육 학부모회 사업 등의 뉴스를 자세히 싣기 때문에 학교소식을 훤히 알 수 있다.

또 학교교육이 교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 효과도 있어 지역사회의 호응도 높다는 것.

어머니회회장 서광숙(徐光淑·42)씨는 “어머니들이 교사와 학생들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어 좋다”며 “학부모도 자기 자녀뿐만 아니라 다른 친구를 통해 학교 생활을 골고루 들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생활 파악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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