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월의 오존비상

동아일보 입력 1998-05-22 19:25수정 2009-09-25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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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과 22일 올들어 첫 오존주의보가 서울과 수도권 여러 군데에 잇달아 내려졌다. 5월에 오존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95년 오존경보제 실시 후 처음있는 일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공기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게 해준다.

오존은 자동차배기가스와 공장배출가스에 포함돼 있는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류 등 대기오염물질이 태양광선의 자외선과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생기는 무색의 자극성이 강한 기체다. 주로 햇볕이 강하고 더운 여름철에 많이 생긴다.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오존발생은 우리나라에서 매년 발생빈도가 늘어나고 있으며 발생지역도 서울 수도권에서 지방도시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오존은 호흡기계통의 각종 질환을 일으키며 특히 노인과 어린이에게 해롭다.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다음날은 서울지역의 사망자 숫자가 평일에 비해 7%정도 증가한다는 연구보고까지 나와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오존 발생의 주범은 대기오염물질의 약 80%를 차지하는 자동차배기가스다. 따라서 오존발생을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자동차운행을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자동차 보유대수가 1천만대를 넘어선 지금 자동차운행을 줄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기준치 이상의 배출가스를 내뿜는 차량의 운행을 철저히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노후 과적차량과 오토바이 등 매연을 많이 내뿜는 차량을 강력히 단속하고 전체 차량에 대한 배출가스검사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경유를 사용하는 차량을 줄여나가고 시내버스는 외국처럼 경유 대신 압축천연가스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행세를 도입, 차량운행을 실질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전기자동차 등 저공해자동차가 개발된다면 사정은 크게 개선될 것이다.

환경부의 오존경보제도 정확성을 높여야 한다. 작년 여름에 환경부가 내린 오존예보의 정확도는 27.2%에 불과했다. 오존발생 예측이 어렵다는 것은 이해하나 예보가 자꾸 빗나가면 결국 신뢰감을 잃게 돼 시민들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한다.

오존발생을 별로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향이 있으나 이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환경기준을 초과하는 오존발생을 줄여나가지 않으면 결국 우리가 사는 도시는 사람 살 곳이 못되고 만다. 지금 서울의 대기오염상태는 ‘숨을 쉬지 말아야 살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환경부는 오존주의보를 내리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손을 놓아서는 안된다. 자동차배출가스를 실질적으로 줄여나가는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하여 강력히 추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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