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박종금/『네덕에 많은 아들 얻었구나』

  • 입력 1998년 5월 11일 09시 24분


겉봉에 찍힌 군사 우편이란 소인과 ‘한번 해병대원은 영원한 해병대원’이라고 인쇄된 편지를 받아보니 이제 네가 정말 자랑스런 해병이라는 것이 실감나는구나. 네가 기특하고 대견하다.

또한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맡은 소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한다는 말과 끝말이 모두 ‘다’자로 끝나는 편지 글에서 네가 그동안 많이 어른스러워졌음을 느낄 수 있었단다.

얼마전 동아일보에 엄마의 글이 실려 네가 훈련소 안에서 대스타가 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엄마는 그런 네가 한편 걱정스럽구나. 행여 동기생들 사이에서 괜한 우월감으로 으스댄다거나 혹시 도리에 어긋나는 언행으로 주위분들께 누를 끼치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지.

사랑하는 아들 상수야. 힘들고 고된 훈련을 잘 견디고 있다는 소식은 많은 위로가 되더구나. 그런 시간 시간들이 모여 네가 진짜 사나이로 태어나는 과정이 된다고 생각하거라. 어렵게 노력해서 얻는 결과는 그 어떤 것보다도 값지고 소중하니까 말이다.

전에 예사로이 보았던 군복입은 젊은이들이 이젠 모두 내 아들같이 생각되는 것은 자식 가진 부모들의 한결같은 마음이 아닐까 한다. 내 아들도 저런 모습이겠지 생각하면 마음은 금방 너를 향해 달려 가는구나. 그러나 엄마는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단다. 네가 수료식 때 엄마에게 보여줄 당당하고 씩씩한 멋진 모습을 그려보면서 말이다.

아들아. 동기생들과 서로 위하고 너를 보살피고 이끌어 주시는 모든 분들께 깍듯이 대하도록 하거라.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괜히 엄마 걱정으로 마음 뺏기지 않도록 하고 무엇보다 건강하기 바란다. 잘 지내거라.

박종금(경기 동두천시 생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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