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아씨방 일곱동무」,그림동화「규중칠우쟁론기」

  • 입력 1998년 5월 4일 19시 53분


‘규중칠우쟁론기’라는 옛수필로 엄마들에겐 친근한 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나왔다. ‘아씨방 일곱동무.’ 옛수필의 내용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맞게 다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바느질 좋아하는 아씨의 일곱 친구인 바늘 실 골무 다리미 가위 자 인두. 바느질하는 데는 서로 자기가 제일 중요하다고 뽐내다가 결국 모두가 함께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는다는 줄거리.

일곱 바느질 도구가 차례로 나와 자기자랑을 하는 장면이 마치 연극 장면처럼 실감나게 그려졌다.

또 일곱 바느질 도구도 각각의 특성에 맞게 다시 태어난다. 골무는 돋보기낀 할머니로, 자는 꺽다리 처녀로, 홍실은 머리모양이 화려하고 붉은 치마를 입은 요조숙녀로….

글도 아이들에게 읽어주다보면 운율이 배어나올 만큼 맛깔스럽게 쓰여졌다. 바늘의 한마디 한마디에는 따끔하게 쏘는 어투가 배어있고, 홍실은 말끝마다 코웃음을 친다. 남의 자랑에 입을 삐죽이며 따지는 가위.

잠에서 깨 화난 아씨가 “내 손이 없으면 너희가 다 무슨 소용이냐”고 꾸중하자 성미 급하게 문 밖으로 뛰쳐나가려 할 정도로 성깔있는 젊은 색시다.

‘가위의 가출’을 말리는 것은 골무. 곰방대를 빡빡 빨다가 “에헴, 나도 말참견 좀 해볼거나”하며 끼여드는 잔소리꾼 할머니다.

이처럼 개성있는 일곱 친구가 티격태격하면서 ‘각자 주어진 역할은 따로 있지만 더낫고 못한 것은 없다’는 소중한 진리를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전해준다. 비룡소. 8,000원.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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