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특집]세대별 취향 맞는 볼거리 『푸짐』

  • 입력 1998년 4월 29일 19시 45분


TV채널 선택권만 놓고 가족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아니다. 모처럼 나들이도 “영화보러 가자” “연극이 더 낫다” “이건 애들용이잖아” “옛날 이야기는 지겨워요.” 세대마다 다른 취향을 굽히지 않게 마련. 모처럼 기획한 가족나들이가 따분해지지 않도록 세대별 취향에 맞는 공연을 찾아보자.

▼ 효도상품용 공연 ▼

추억의 스타들이 총동원되는 ‘이것이 유랑극단’(MBC코미디언실)과 ‘그때 그 쑈를 아십니까’(서울뮤지컬 컴퍼니)가 대표적. ‘이것이 유랑극단’에서는 흑백 TV시대 MBC ‘웃으면 복이와요’를 주름잡았던 구봉서 이대성 남철 남성남 배연정 등이 전성기 실력을 과시하며 최무룡이 특별출연한다.

‘그때 그 쑈…’의 스타는 단연 배삼룡. 맹인 피리연주자 동생과 형의 애절한 형제애가 눈물을 자아내는 ‘기러기 아빠’가 악극으로 삽입된다. 현인 남진 문주란 한명숙 남일해 김세레나 김부자 등 가수 출연진들도 화려.

개그맨 전유성이 각색 연출하고 최영준이 변사로 나서는 ‘엄마없는 하늘 아래’(신사아트홀)는 70년대 영화를 변사놀이극으로 개조한 복고풍. 입에 모터를 단 것같은 최영준의 유창한 변사 덕분에 노부모부터 손자세대까지 함께 볼 수 있다.

▼ 청소년이 있는 가정 ▼

머리에 기름을 바른 껄렁한 남자고교생들, 숙녀티를 내지 못해 안달인 여고생들. 50년대 미국 사회를 무대로 한 뮤지컬 ‘그리스’(티엔에스씨어트리컬) 공연장은 귀에 익은 로큰롤로 분위기가 화끈 달아오른다. “엄마 아빠도 왕년에 저렇게 바람이 났었다”고 고백해보는 것은 어떨까.

논술공부 때문에 사회문제에 생각이 깊어진 자녀라면 창작뮤지컬 ‘지하철 1호선’의 동반관람도 권해볼 만하다. 옌볜처녀 ‘선녀’가 하루 동안 만나는 1호선 주변 소시민 중에는 자해공갈범 가출소녀까지 포함돼 있지만 내용은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지킨다.

신통한 능력을 가진 모자때문에 가족들이 기상천외의 소동을 겪는 ‘유쾌한씨의 비밀모자’(우리극장). 5월12일까지 선착순 예약 관객 2천명에 한해 IMF특별관람가 1천원을 적용한다.

▼ 어린이연극 ▼

어린이연극을 고를 때는 대단위 아파트 단지 근처에 마련된 소극장들을 눈여겨보는 것도 방법. ‘젝스키스’의 강성훈이 ‘알리바바’, 진주가 ‘모로자나’로 등장하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MBC)이 단연 화제. 정동극장이 지난해에 이어 ‘가정의 달’상설 레퍼토리로 무대에 올리는 ‘나무꾼과 선녀’는 음악과 안무가 조화를 잘 이뤘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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