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동아마라톤,IMF극복 화합의 레이스

동아일보 입력 1998-03-10 19:26수정 2009-09-25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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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꿈과 용기를 북돋워온 동아마라톤이었다. 일제 암흑기에는 한민족 희망의 축제였고 해방후에는 한국마라톤 신기록의 산실이었다. 올해로 69회째를 맞는 동아마라톤대회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 극복과 국민 대화합을 위한 범국민 달리기 한마당 축제로 승화시켜 오는 29일 경주에서 각계 각층이 한데 어우러져 화합과 국난극복의 결의를 다지는 레이스를 펼친다.

동아마라톤이 시민과 함께 하는 문화체육축전으로 발돋움한 것은 65회 대회 때부터다. 94년 동아마라톤을 국제대회로 치르면서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마스터스대회를 신설했다. 기록과 순위를 다투는 풀코스 정규마라톤과 달리 마스터스대회는 아마추어 마라토너 스스로가 설정한 ‘각자의 한계’에 도전한다. 5㎞ 10㎞ 하프 풀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달리지만 기록과는 관계없이 참여와 완주 그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참가자 모두가 하나됨을 느끼며 또 그 기쁨에 젖어들게 된다.

마스터스대회에는 ‘1미터 1원 사랑의 마라톤’ 행사도 포함되어 있다. 마스터스대회 출전자가 각자의 후원인을 정하고 이들로부터 1미터에 1원씩, 달리는 거리만큼 성금을 받아 불우이웃을 돕자는 또다른 달리기 프로그램이다. 96동아국제마라톤 마스터스대회에 참가한 11명의 전문직업인들이 백혈병 어린이돕기 기금 마련을 위해 처음 시작한 1미터 1원 사랑의 레이스는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유수의 국제마라톤대회인 보스턴 뉴욕 런던마라톤 등에도 마스터스대회가 있다. 이들 대회에는 무려 2만∼2만5천여명의 아마추어 마라토너들이 출전한다. 그러나 그같은 거창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동아마라톤에서와 같은 화합과 사랑의 달리기는 없다.

이제 동아마라톤은 한국마라톤 중흥의 요람이자 기록의 산실만은 아니다. 불굴의 의지와 정신력으로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정신은 국난극복의 정신적 지표가 될 것이며 다 함께 힘을 합치자는 결의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동아마스터스대회의 이런 정신은 수많은 사람의 가슴으로 전해지고 마침내 국민적 저력을 한데 뭉쳐 분출시킬 것으로 믿는다. 그때 우리는 우리 마음속에 간직한 나라사랑, 이웃사랑의 소중한 씨앗을 아름다운 꽃봉오리로 피워내면서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동아마스터스대회에 국민 대화합과 국난극복의 의지를 다짐하는 시민들의 보다 적극적인 동참과 호응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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