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 마스터스]인천 LNG인수기지 직원들

  • 입력 1998년 3월 9일 19시 50분


‘바다위를 달리는 사나이들.’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인수기지 직원들의 별명이다. 이들이 29일 경주 동아마라톤에 출현한다. ‘깨끗한 도시 천년고도 경주’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경주시민들과 함께 힘차게 달린다.

지난해 10월부터 가동된 인천 LNG인수기지는 해안도로에서 8.7㎞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절해고도의 인공섬. 육지와 기지를 연결하는 것은 길다란 콘크리트 2차로 하나뿐이다.

먼동이 틀 무렵 그 진입로는 희뿌옇게 깔린 바다안개를 가르며 달리는 직원들의 땀방울로 흥건히 젖어든다. 많은 직원들이 이십리가 넘는 진입로를 뛰어서 출근하기 때문. 차가 없기 때문은 아니다. 환경보호 때문이다.

지난해 이곳에 LNG인수기지가 들어선다고 하자 지역사회의 반대가 심했다. 각 가정으로 보내는 도시가스를 저장하는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자칫 환경오염의 우려가 있기 때문.

주위의 따가운 눈총에 이곳 직원들의 화제는 모이면 자연히 환경문제로 흘렀다. 지난해 8월 우연히 직원들 회식자리에서 마라톤 얘기가 나왔다. 몇몇 직원들이 해안도로 입구에서 기지까지 운동삼아 매일 아침 뛰고 있는데 이를 하나의 환경행사로 발전시키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 자동차 공해도 줄이고 환경에 대한 주의를 게을리하지 않도록 상기시키는 계기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계획은 곧 실행에 옮겨졌다. 동참자도 늘어나 20명 가량이 매일 아침 뛰어서 출근하는 ‘신나는 풍경’을 연출했다. 더불어 환경보호에 관한 아이디어도 쏟아져 나왔다. 1사1산 운동에 동참해 인천 청량산을 책임지고 가꾸기로 했다. 지역환경단체와 함께 ‘지구의 날’과 ‘바다의 날’행사에도 동참하고 주변지역 청결거리 가꾸기에도 나서기로 했다.

그러던중 이 모임의 대부격인 김세원 환경기술부장은 마라톤모임을 좀더 활성화하자고 제의했다.바로 동아마라톤 마스터스경기에 참가하자는 것. 올해로 6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민국 최고 권위의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사내외적으로 환경보호 운동의 기폭제로 삼자는 것.

“직원 20여명이 풀코스 등에 도전할 계획입니다. 이번 참가를 계기로 인천지역 해양오염 등 환경문제에 저희들이 전위대가 되어 적극 나설 것입니다.”

〈배극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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