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가정의 소중함 일깨우는 SBS「사랑해 사랑해」

  • 입력 1998년 3월 6일 20시 12분


IMF시대. 7일 첫회가 방영되는 SBS 주말드라마 ‘사랑해 사랑해’(주말 밤8·50)는 살기 힘들고 고단할수록 힘과 용기 사랑을 주는 가정의 따스함을 그린 코믹 홈드라마다.

파도속의 조각배처럼 풍파가 끊이지 않는 봉숙네의 대문을 열면 가장에게 조랑조랑 매달린 가족들이 하나 둘씩 등장한다. 주인공 봉숙(고두심)은 남편과 사별한 뒤 약국을 운영하며 씩씩하고 꿋꿋하게 식솔들을 이끌어가는 가장. 최근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졸지에 실직자가 된 딸 주영(김지호)과 의대생 주희(김현주) 재수생 막내(이현균)가 봉숙의 아이들이다.여기에 봉숙의 친정어머니(여운계)와 시어머니(강부자) 등 사돈간이 한지붕 아래 살고 있다.

화장실처럼 멀리 있을수록 좋다는 사돈간이 함께 살면서 생겨나는 묘한 경쟁과 화합이 펼쳐지고 봉숙의 여동생부부인 이덕화―김미숙은 과장된 모습으로 웃음을 이끌어낸다.

‘사랑해 사랑해’가 돋보이는 점은 등장인물마다 다양한 눈높이와 색깔로 시청자의 눈길을 끌어당긴다는 것.

카메라의 앵글이 김지호―신현준 김현주―김진 등 젊은 세대에 맞춰지면 미니시리즈 뺨치는 빠른 화면과 음악이 분위기를 맞춘다. 극중 자폐증에 걸린 요섭(박철)과 지능이 8세에서 멈춘 순영(김소연)의 동화같은 사랑도 있다. 물론 나이든 세대를 위한 장면도 등장한다. 각자가 지닌 사연들이 웃음 사이로 비죽 비칠 때면 가슴 한구석에 찡한 여운을 만들어내며 웃음드라마의 품격을 높인다.

‘곰탕’ ‘새끼’에 이어 다시 호흡을 맞춘 작가 박정란씨와 이장수PD는 온 가족이 둘러앉아 보는 주말드라마답게 ‘종합선물’식의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작위적인 인물구성과 지나친 과장이 흠이라면 흠이다.

〈김갑식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