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과천경마장 착순심판용 카메라담당 강정수씨

  • 입력 1998년 2월 5일 20시 28분


0.001초의 짜릿한 승부. 굉음을 울리며 경주마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과천 서울경마장 옥상의 사진실은 도착 순위를 판정하기 위한 손놀림이 분주해진다. 착순심판용 고속카메라담당 강정수(姜正壽·32)씨. 그는 결승선과 동일선상에 설치한 고속카메라 3대로 0.1㎜까지 경주마들의 차이를 찍어낸다. “말들이 뭉쳐 들어올 경우 눈으로는 어느 말이 먼저 도착했는지 구별할 수 없을 뿐더러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죠.” 한 경주당 평균 30여억원이 걸리는 경마에서 도착순서는 금액을 배당하는 근거. 정확한 판별이 경마의 생명인 셈이다. 그는 “말의 코 차이나 머리 차이 등 육안으로 판별이 어려운 승부를 필름을 보고 확정 발표하는 순간 8만여 관중들이 큰 함성을 지른다”며 “그때 느끼는 가슴 뿌듯함은 대단하다”고 말했다. 필름현상 인화 판정에 걸리는 시간은 5분. 눈으로 확인되지 않는 승부의 경우 숨을 죽이고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다. 강씨가 다루는 카메라는 6백40분의 1초 간격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말들을 연속 촬영한다. 필름에는 시간과 경주일, 횟수가 기록되므로 다른 경주와 착오가 생길 수 없다. 물론 도착 순위가 판별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필름에 그어진 세로선의 굵기만큼의 차이도 나지 않는 경우다. 이는 동시도착(동착)으로 처리된다. 발생빈도는 1년에 한번꼴. 강씨는 “실제 경주시간은 한경기당 2분에 불과하지만 자칫 실수로 이어질 수 있어 매번 초긴장상태가 된다”고 말했다. 〈과천〓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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