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제주동굴환경연구회 손인석 책임연구원

  • 입력 1998년 1월 19일 20시 58분


“태초의 신비를 간직한 제주의 용암동굴이 무분별한 개발로 계속 파괴되고 있습니다.” 제주환경연구센터 부설 제주동굴환경연구회 책임연구원인 손인석(孫仁錫·51·세화고교사)씨는 학술탐사도 이뤄지지 못한채 용암동굴이 하나 둘씩 사라지는 현실에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제주 용암동굴은 육지 석회동굴과는 달리 화산폭발로 순식간에 만들어져 외부환경에 노출되거나 압력이 가해지면 쉽게 파손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손씨의 설명. 그는 “이미 발견된 동굴은 관리부족으로 희귀 돌을 채집하는 도굴현장으로 바뀌고 있고 도로개발 등 각종 사업으로 동굴내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씨가 연구목적으로 동굴을 처음 찾은 때는 21년 전인 77년. 만장굴 탐사로 시작된 손씨의 동굴탐험은 이후 인생의 구심점이 됐다.휴일마다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동굴을 찾아나섰으며 방학 중에는 동굴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 그의 동굴탐험 횟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 그러나 칠흑같은 어둠 속을 손전등 하나에 의지한 채 탐험할 때마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신비감과 경외감으로 가슴이 떨린다고 손씨는 얘기했다. 이같은 동굴탐험으로 그는 ‘세계최장’이라는 허울에 포장된 제주의 동굴길이가 보고서마다 다르다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손씨는 “동굴은 지구의 생성과 활동을 확인할 수 있는 화석역할을 한다”며 “한두곳만 관광객을 위한 전문 동굴생태관광지로 조성하고 나머지는 학술연구 영역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임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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