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3金시대」DJ役 유인촌 『「정신」연기 주력』

  • 입력 1998년 1월 19일 18시 43분


“DJ(김대중차기대통령)는 배우라면 누구나 한번쯤 연기하고 싶은 인물이죠. 하지만 하고 싶다고 모두 기회가 주어지는 게 아니죠. 큰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탤런트 유인촌(45)이 2월말 방영되는 SBS 정치드라마 ‘3김(金)시대’에서 DJ역에 낙점돼 드라마속의 ‘대권(大權)’을 잡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배우의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유인촌은 “역사책에 등장하는 과거의 인물은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가 있지만 연기로 그려내기는 쉬운 편”이라며 “DJ는 당대의 실존 인물이기 때문에 정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20년이 넘는 연기경력을 가졌지만 역사적 인물로 등장한 것은 손꼽을 정도. 조선조의 폭군 연산군역을 세차례 맡았고 SBS ‘코리아 게이트’의 국제로비스트 박동선,‘제1공화국’의 김신장군역을 맡았다. 유인촌은 DJ와 직접적 인연은 없지만 연극무대 등 주로 문화공간에서의 세차례 만남을 기억한다. 특히 지난해 5월 말을 소재로 다룬 연극 ‘홀스또메르’를 공연할 당시 DJ가 무대를 직접 방문했다. “작품에 관한 짧은 대화였지만 김차기대통령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식견을 확인했습니다. 줄거리는 물론 작품 감상을 위한 예비지식을 갖고 공연장을 찾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실존 인물이 등장하는 정치드라마의 연기는 속성상 인물에 대한 해석이 중요하지만 ‘닮은 꼴’이라는 외모도 크게 작용한다. 그러나 유인촌과 DJ의 외모는 그렇게 닮은 편이 아니다. 오히려 DJ후보로 경합을 벌인 탤런트 정욱과 민욱이 더 닮았다는 평가도 있다. 유인촌은 “말투나 외모를 따라가는 흉내내기식의 1차원적 연기는 피할 생각”이라며 “40여년 가까이 현대정치사의 격랑을 걸으며 살아온 DJ의 정신과 그 선택에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드라마나 연기자가 역사적 사실을 제멋대로 바꿀 수는 없지만 그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는 해석은 연기자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쉽지 않은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그만큼 새로운 자극과 투지를 느낀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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