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의 날씨 이야기]

  • 입력 1998년 1월 8일 20시 42분


‘눈은 내린다/술을 마신다/마른 가물치 위에 떨어진/눈물을 씹는다/숨어 지나온 모든 길/두려워하던 내 몸짓 내 가슴의/모든 탄식들을 씹는다…’(김지하의 ‘바다에서’) 시인이 눈물 뚝뚝 듣는 술상 앞에서 마신 술은 ‘깡술’이 아니라 ‘강술’이다. ‘강’은 ‘물기가 없는 상태’의 뜻을 지닌 접두사. 국 찌개 등 술적심 없이 마시는 술은 강술, 눈물 없이 앙앙 우는 것은 강울음, 눈발 없이 추운 것은 강추위다. ‘강(强)추위’는 사전에도 없는 말. 강추위와는 거리가 먼 궂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오후에 차차 개겠다. 최고기온 0∼8도로 어제보다 조금 따뜻. 서울 시민들은 남산 구경을 꼭 하시길. 산 전체를 덮은 소나무, 소나무마다 핀 눈꽃. 꼭 먼 데 있어야만 절경인가.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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