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철승/국민대통합 정치 펴라

  • 입력 1998년 1월 4일 20시 30분


무인년(戊寅年), 대한민국 건국 50주년을 맞이하는 우리들 건국 호국세력은 실로 착잡한 심정을 가눌 수가 없다. 돌이켜보면 우리들은 일제의 식민지에서 해방시켜준 연합국, 특히 미국과 소련 등의 ‘신탁통치안’과 싸워 승리함으로써 오늘의 대한민국을 수립했으며 동족상잔의 6.25남침을 저지하고 그 잿더미 위에서 오늘날 세계 열한번째의 경제무역대국으로 성장시켰는데 지금에 와서 경제파국에 의한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관리를 자초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대통령선거 결과는 지역간의 정권교체로 철저한 국민분열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 적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국가파탄의 위기는 역대 군사독재와 정경관(政經官)유착, 그로 인한 젊은이들의 반정부 반체제 세력의 양산에 더하여 30년간의 ‘3김정치’의 소산이라고 하겠다. 그간의 3김정치는 ①정경유착 ②정치자금의 성역화 ③1인지배 지역정당 ④대북유화정책 등으로 국력을 소모해 왔다. 이는 마치 ‘갓난 아이는 갖다 버리고 태(胎)만 주워 키운 격’으로 올바른 국사는 소홀히 하고 대권을 위한 정쟁에만 영일(寧日)이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대착오적인 친북좌익세력들은 연중행사처럼 학원소요와 사회불안을 일으켜 경제흐름을 차단하고 파괴해 왔으며 이것이 누적되어 결국 이번 IMF관리를 초래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경제파탄은 곧 안보파탄과 직결되는 것으로 경제가 상수원이면 안보는 둑에 해당된다. 둑이 무너지면 물은 바닥이 난다. 우리는 이같은 경제위기 속에서 절박한 또 하나의 위기, 즉 국가안보에 대한 무방비사태를 맞고 있다. 강릉잠수함침투사건과 남파간첩 및 고정간첩 사건 등이 간단없이 불거졌는데도 그동안 공안당국은 직무유기 상태로 방관하여 마치 한반도에 냉전이 종식된 것처럼 환상을 야기해 국민의 안보와 반공의식을 마비시키고 말았다. 이것이 곧 김정일(金正日)집단의 통일전선전술의 성공이 아니고 무엇인가.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이번 북한의 신년공동사설에서도 IMF사태를 이용, 국내 친북좌익세력들에 국가보안법 철폐, 안기부 해체 등 붉은 정부 수립을 위해서 더욱 더 소요를 일으키라는 지령을 발표한 데 있다. 그런데도 김대중(金大中)차기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일과의 정상회담과 양심수석방 주장을 견지해 갈 것인지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모처럼 호남인으로 여야 정권교체를 달성한 김차기대통령은 온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줄 안다. 그러나 그를 가로막고 있는 험난한 난제들은 바로 우리나라의 국운과 직결되는 것이다. 최근 미국정부와 의회간에 IMF 지원에 대한 효율성을 놓고 격렬한 논란이 있었는데 그 요지는 근본적 반성이 없는 가운데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권과 재벌들의 정경유착과 개혁을 늦출뿐 효과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므로 IMF지원은 일시적이며 우리 국내 정세 변화에 따라 언제라도 당장 중단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김차기대통령에게 몇가지 고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선거공약에 대해 철저히 재검토하여 실현가능성 있는 정책을 재천명함으로써 정직하고 신뢰받는 국가지도자가 되어주길 바란다. 둘째,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는 자립경제와 자주국방의 두 기둥을 견고히 지키기 위해서는 김차기대통령이 지금까지의 반탁반공입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정통성에 대한 인식과 대북정책 등에서 보인 불투명성을 철저히 불식하여 국민적 신뢰 회복을 이끌어내 지역화합보다 차원 높은 국민통합을 이뤄주길 바란다. 셋째, 정치권과 정치인의 권력투쟁으로 현재의 위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IMF부작용 및 구조적 테러와 범죄 등 걷잡을 수 없는 사회불안을 야기할 위험성에 대하여 단호한 의지로 돌파해줄 것을 부탁한다. 끝으로 대한민국 역사상 6.25전쟁 이후 최대의 위기에 대통령직에 오르게 되는 김차기대통령은 새로운 자세로 역사의 선두에 서주기를 바란다. 이철승<자유민주민족회의 대표상임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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