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백70만평의 광활한 부지에 1백20만여그루의 갖가지 나무가 우거진 포항제철소. 이곳에 작년에 이어 너구리가 다시 나타나 화제다.
20일 오전 2시경 냉연공장에서 작업중이던 정비반장 김한경씨(43)는 공장을 「방문」한 너구리 한마리를 발견했다.
발목이 덫에 걸린 채 허우적거리던 너구리는 김씨 등 직원들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으며 다행히 큰 상처는 없었다.
김씨 등은 라면과 밥 등 먹이를 주는 한편 간단한 응급조치를 한 후 즉석에서 너구리 우리를 지어 따뜻하게 보살피고 있다.
짙은 갈색의 이 너구리는 몸길이 50㎝, 몸무게 20㎏으로 제철소 인근 야산인 인덕산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직원들은 너구리의 상처가 회복되는 대로 인덕산으로 돌려보낼 예정.
김씨는 『아직도 덫으로 야생동물을 잡는 사람이 있어 안타깝다』며 『너구리가 제철소를 찾아온 것은 어려운 경제현실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는 뭔가 좋은 일이 생길 징조』라고 말했다. 이 제철소에는 작년 11월에도 너구리 한마리가 발견돼 직원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은 후 인덕산으로 돌려보내진 적이 있다.
〈포항〓이혜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