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어수선하고 경제가 불안한 시기여서 절약하고자 규격에 맞는 2백원짜리 카드를 샀다. 성탄절이 낀 연말연시여서 우체국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우표를 사려는데 담당직원이 『규격봉투가 아니니 1백70원이 아닌 2백60원을 내라』고 하지 않는가.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이 갑자기 떠올랐다. 이해하기 힘들어 까닭을 물어봤더니 『크기는 규격에 맞지만 색깔이 있기 때문에 비규격봉투』라는 설명이었다.
일반적으로 규격봉투라고 하면 봉투의 크기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크리스마스 카드는 대부분 색깔이 있는 편이다. 규격봉투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었더라면 색깔있는 봉투는 사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규격의 의미를 정확히 알지 못했던 내게 문제가 있다. 하지만 「규격」을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관계당국에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김재환(천리안ID·KJHLS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