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사법고시 최고령 합격자 백종인씨

  • 입력 1997년 12월 17일 16시 55분


올해 사법시험에서 최고령으로 합격한 白鍾仁씨(45)의 京畿도 城南시 中院구 金光2동 2평 남짓한 지하방에서는 17일 모처럼 웃음이 흘러나 왔다. 45살이라는 최고령으로 사시 최종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白씨는 도무지 합격을 믿지 못하겠다며 2살바기 아들 秀鉉군과 4살바기 딸 秀鎭양의 손을 꼭 잡았다. 이날 새벽 합격을 통보받은 白씨는 『정확히 8전9기』라며 『남들도 어렵게 공부를 했겠지만 아내에게 그간 고생의 대가를 조금이라도 건네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85년 단국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시 교육위원회에서 3년을 근무하다 못다한 공부의 한을 이루려 사시의 세계로 뛰어든 白씨는 스스로 가장으로서는 「빵점」이라고 밝혔다. 白씨의 부인 李点淑씨(42)는 『남편의 공부에 의문을 가진 적은 없었다』며 『그래도 지하 월세방에 살면서 비가 많이 와 방안으로 물이 스며들 땐 남편이 원망스럽기도 했다』고 그동안의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공부가 되지 않을 때는 막노동으로 돈을 벌었고 중학생들을 가르치는 학원강사에서부터 대학정문 경비생활까지 한 白씨는 사시의 기본조건에 재정적 지원을 포함시키는 것을 잊지 않았다. 白씨는 『변명같이 들릴지 모르지만 돈 걱정을 하지 않고 오로지 공부만 할 수 있었다면 최고령 합격이라는 타이틀은 얻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시원에 있을 때 만큼은 가정의 모든 일을 잊으라고 아내가 말했지만 결코 그럴수 없었다』고 말했다. 헌법과 상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는 白씨는 『45살의 나이까지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며 『사시지망생들은 고시원도 좋지만 스스로 한 공부를 정리할 수 있는 기간을 시험전에 반드시 갖는게 좋다』며 후학을 위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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