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전통』『안전』日검도계 투명호구 도입논란

  • 입력 1997년 12월 1일 20시 03분


검도의 묘미는 검사가 쇠창살을 엮어놓은 듯한 「호구」를 써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한데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요즘 일본에서는 검도 경기때 착용하는 얼굴 호구를 투명한 것으로 바꾸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이 논쟁은 한 화학제품회사가 수지를 사용해 안면 부문을 투명하게 만든 헬멧 모양의 검도경기용 호구를 내놓으면서 불붙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안면 호구는 검사의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아 답답한데다 죽도에서 튀어나온 대나무 파편이 얼굴에 종종 상처를 입혀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투명호구 지지파의 지적. 이에 반해 폴리 카보네이트라는 재질을 3중으로 입힌 투명호구는 죽도로는 깨지지 않아 안전하며 경기자의 얼굴이 훤히 보이므로 관객들이 선수들의 표정을 그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검도가 전통무예임을 내세우는 고수파들은 『내구성을 갖췄는지 불안하다』며 『전통미도 손상된다』고 시큰둥한 반응. 일본 검도연맹의 한 관계자는 투명호구가 「참신한 아이디어」임을 인정하면서도 『안전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다. 일본 검도연맹은 내년부터 시험적으로 일부 학교에 투명호구를 보급해 시험사용케할 계획이다. 검객들의 칼날같은 얼굴 표정이 고스란히 드러날 날도 이제 멀지 않았다. 〈도쿄〓윤상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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