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정보화 랭킹평가 작업에 참여한 심사위원들은 한결같이 국내 대학들의 정보화 수준이 1년사이 눈부시게 향상된데 대해 놀라움을 나타냈다.
대학구성원 1백명당 PC보유대수가 20대로 지난해보다 25% 늘었고 인터넷ID 발급비율도 지난해 27.5%에서 47.5%로 높아졌다. 대학생 두명중 한 사람은 자신의 인터넷 주소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특히 어느 대학 할것 없이 원격강의 디지털도서관 인터넷홈페이지 등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있어 정보화 사회의 변화수요를 다양하게 수용하는 노력이 돋보였다. 한마디로 캠퍼스의 정보화 풍속도가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는 지난해 처음 실시된 동아일보 정보화 평가를 계기로 대학들이 「정보화 명문이 되지 않으면 앞으로 치열한 대학경쟁시대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앞을 다투어 이 분야에 투자한 결과.
이때문에 상위권 대학들의 정보화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어 심사과정에서 막판까지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우가 많았다.
특히 올해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한양대를 비롯, 국민대 중앙대 원광대 홍익대 이화여대 등 사립대학들의 약진이 눈부셨다.
이들 대학은 총장들이 직접 앞장서 정보화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는 등 정보화 부문에 투자의 우선순위를 둔 결과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최근 1∼2년간 정보화 부문에 눈에 띄는 투자를 한 대학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압도적인 점수차로 1,2위를 기록했던 한국과학기술원과 포항공대는 2위와 7위로 밀려났다. 두 대학은 「사이버시대」 부문에서는 여전히 1,2위를 고수했으나 지난해와 올해의 정보화 투자비율에서 점수가 뒤져 「후발」정보화명문들에 추월당했다.
국립대는 명암이 엇갈렸다.
경북대 전북대 충북대 충남대는 순위가 올라간 반면 부산대 전남대 강원대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올해 평가가 지난해의 인프라 위주에서 정보화의 활용도와 인터넷 멀티미디어 등 「사이버시대를 대비한 대학정보화」에 큰 비중을 두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시대에 발맞추어 이 분야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대학들이 「신」정보화명문으로 부상한 것이다.
서울대는 지난해에 이어 10위권에 머물렀다.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명문인 서울대가 유독 「정보화」부문에서 취약한 이유는 대학내 교육행정 전산화의 부진과 전체 예산중 정보화 투자비율이 낮은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단과대학들간에 정보교류가 잘되지 않아 대학 전체의 정보화 자료를 모으기 힘든 측면도 있다.
올해는 여자대학들이 유난히 강세를 보였다. 이화여대 숙명여대 부산여대 등 「여대삼총사」가 남녀공학을 제치고 정보화 강세대학으로 떠올랐다. 이화여대와 숙명여대는 「맹렬」여성총장이 정보화시대에 여성정보화인력의 양성을 강조하고 여성 특유의 섬세한 정보화를 추진하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부산여대도 행정전산화와 소프트웨어의 활용 측면에서 짜임새가 있다는 평을 받았다. 본교와 지방캠퍼스로 나눠 자료를 따로 제출한 대학들(한양대 경희대 동국대 등)은 심사결과 겹치는 내용이 많아 올해는 랭킹을 따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올해 평가에는 △지역정보화에 대한 대학의 기여 △평생교육기관 설치여부 등도 점수로 평가, 대학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정보화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는지도 살펴보았다.
심사위원들은 동아일보 대학정보화 평가가 캠퍼스에 「정보화붐」을 일으켰고 앞으로 대학들이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정보화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대학정보화의 나침반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보화는 이제 「장식용」이 아니라 강의나 행정 등 전반적인 교육서비스에서 필수품으로 실용적인 활용에 대학이 본격적으로 눈을 뜨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김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