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가 베르나르디노 인스프란(18)은 파라과이의 아순시온고교 3학년생. 내년에 대학에 진학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대학을 가야할까를 놓고 생각중이다. 법대도 고려해보았지만 경영대가 더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에드가의 집안은 파라과이에선 명문가문의 하나. 할아버지가 내무부장관을 두번이나 역임했고 아버지도 대농장을 경영하고 있는 상류층이다.
장남인 에드가가 경영학쪽으로 마음이 끌리는 것도 어차피 아버지의 사업을 이어받을 것이기 때문에 경영에 대한 전문지식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에서다. 그의 가정을 방문했을 때 한국의 고교3년생들이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를 설명해주자 에드가는 깜짝 놀랐다. 그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공부외에 다른 경험은 언제 해보느냐』며 의아해했다.
그는 『나도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공부때문에 큰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는다』며 자신의 하루생활 등을 설명했다.
에드가는 오전8시에 등교하고 오후3시면 집에 돌아온다. 집에 와서는 간단히 간식을 먹은 뒤 동네 체육관에서 농구를 한다. 친구들과 함께 한두시간 뛰면서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온몸이 날아갈 듯 개운해진다는 것.
샤워를 한 뒤 기타를 배우러 음악학원에 간다. 에드가는 1년전부터 클래식 기타를 잡기 시작했는데 낭랑한 기타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고요해진다는 것. 그는 영화 「금지된 장난」의 주제곡인 「로망스」를 즐겨 연주하고 방에는 유명한 기타리스트들의 사진을 걸어놓았다.
공부는 1시간정도의 예습이 전부다. 학교시험이 있을 때는 학원에서 수학 물리 화학과목 과외를 2,3일 받는데 과외비는 시간당 5∼10달러.
에드가는 『대학에 진학하면 열심히 공부해서 파라과이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그러나 그전엔 낭만과 여유를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아순시온〓이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