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집없는 사람에게 집 지어드립니다』

  • 입력 1997년 10월 2일 07시 28분


6년동안 네식구를 데리고 서울과 경기 고양 양주 등을 전전하며 단칸 셋방살이를 했던 황모씨(38)는 지난해말 꿈에 그리던 「내 집」을 갖게 됐다. 국제적 비정부기구(NGO)인 해비타트(HABITAT)한국본부 「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 덕분이었다. 집 없는 이들에게 집을 지어줘 삶의 의욕을 복돋우는 해비타트 운동은 76년 미국에서 시작돼 전세계 50여개국이 가입해 있다. 고왕인(高王仁·50)실행위원장 등이 앞장서 92년 출범한 한국본부는 그동안 지부가 있는 경기 의정부시 양주군과 강원 태백시 등에 13채, 해외교류사업으로 필리핀에 54채의 「사랑의 집」을 지었다. 「사랑의 집」 수혜자는 건축 원금을 15∼20년에 걸쳐 무이자로 상환하고 이 돈은 다시 집짓기에 사용된다. 수혜자들은 5백시간이상 집짓기 작업에 참여해 자립심과 공동체 의식을 배운다. 초등학교 고사리손에서 60대 노인까지 참여하는 이 협회의 자원봉사자들은 연간 1천여명. 집의 설계에서 막일까지를 맡는 이들 자원봉사자들의 주력은 중고교 및 대학생들이다. 고위원장에 따르면 한번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보람을 느껴 계속 참여하는 「사랑의 집 중독자」가 된다. 그동안 이 협회의 뜻에 공감하는 명지건설 ㈜벽산 경동보일러 효성드라이빗 LG하이샤시 한국전력 등이 각종 건축자재와 공사인력을 제공했다. 체이스맨해튼은행 한국지점은 『건축비로 써달라』며 1만달러를 선뜻 기부하고 직원들을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했다. 이 협회의 고민은 부지확보 문제. 여러 가구가 살 집을 지으려면 넓은 부지를 확보해야 하나 큰 돈 마련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협회는 땅을 기증해줄 개인이나 단체를 애타게 기다린다. 최영우(崔榮祐·33)사무국장은 『올해말까지 8개 지부를 추가로 설립하고 국제교류사업을 확대해 청소년들이 참된 공동체의 정신을 배우는 장(場)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02―261―3702 〈고양〓선대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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