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인도]갠지스 뱃사공 代父「행복한 87세」 바툭씨

  • 입력 1997년 10월 2일 07시 28분


올해 여든 일곱인 바툭(Batuk)의 하루는 오전4시에 시작된다. 11세때 부터 해오던 물일이라 그날 바람의 방향만 봐도 갠지스강 물살이 짐작되지만 일출을 위해 몰려드는 관광객들과 내지인들을 맞으려면 서둘러야 한다. 자신도 헤아리기 힘든 수백년전 할아버지대부터 이곳 갠지스강을 떠나지 않고 지켜온 그는 이 곳의 살아있는 대부. 세 아들 모두 뱃사공이며 맏손자(10)도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글을 읽거나 쓸 줄 모른다. 인도에서도 최하층계급에 속하는 천민이다. 야위었지만 불끈한 종아리, 도무지 살이라곤 붙어있지 않지만 오랜 노젓기로 단련된 어깨는 여느 인도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흰수염과 깊게 패인 이마의 주름살만이 여든을 훌쩍 넘긴 그의 나이를 짐작케 할 뿐이다. 젊을 땐 해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노를 저었지만 지금은 일출무렵 2시간, 일몰무렵 2시간정도 일한다. 여든넘은 노인이 갠지스의 세찬 물결을 저어가기엔 힘에 부쳐보이는데 그는 거뜬하다는 표정이다. 청력 시력도 불편함이 없다. 그는 『생은 신의 선물』이라며 『이 성스런 갠지스강에 나서 지키고 이곳에 태워질 나야말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허문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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