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韓日戰표정］『日 꼭 꺾어라』조총련 격려전화 쇄도

○…한일전이 열리기 전 재일거류민단 사무실에는 조총련계 인사들의 격려전화가 쇄도. 이들 조총련계 인사들은 『한민족이 비록 남북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지만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한마음, 한뜻』이라며 『마음으로 응원할테니 반드시 일본을 꺾고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기 바란다』고 전화를 걸어왔다는 것. ○…이날 동경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 축구 최종예선 경기를 앞둔 두 선수단의 표정이 대조적인 모습. 경기에 앞서 양국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차범근 감독을 비롯한 한국 선수들은 모두들 침착한 모습으로 애국가를 따라부른 것과 달리 일본팀은 골게터 미우라를 제외하고는 가모 감독을 비롯해 모두들 입을 다문 채 굳은 표정을 지어 한일전에 부담을 갖는듯한 모습이 역력. 한국 선수들은 이날 후반 선제골을 내주고도 침착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는 평가. ○…경기 시작전 양국 선수가 전광판에 소개되자 일본팀 응원단은 한국 선수들이 소개될 때마다 야유와 비난의 손짓으로 응수. 대회 본부는 원정팀인 한국을 먼저 소개했는데 선수와 감독이 정면 사진과 함께 전광판에 소개되자 한국 응원단이 환호로 맞이했고 일본 관중들은 야유와 엄지손가락을 아래쪽으로 꽂는 등 상반된 반응. 일본관중들은 특히 차범근감독과 최고의 스트라이커 최용수가 소개될때 가장 많은 야유를 보내기도. ○…일본팀의 「공적 1호」 최용수에 대한 그림자 수비는 TV해설자들마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철저한 것이 특징. 전담 마크맨 이아라는 최용수 마크가 여의치 않을 경우 최용수의 유니폼을 잡아당겨 최용수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등 심리 교란책을 쓰기도. ○…한국대표팀은 당초 예상을 벗어나는 스타팅 멤버로 한일전에 돌입. 차범근감독은 왼쪽 날개에 서정원 대신 고정운을 투입시킨 것을 비롯 수비수 김태영 대신 이민성을, 이민성의 자리에 최근 새로 가세한 장형석을 배치. 특히 고정운을 스타팅 멤버로 내세워 초반부터 공세로 나올 일본의 예봉을 피한 뒤 체력이 떨어지는 후반에 서정원을 투입, 동점골을 끌어내는 용병술을 과시. ○…일본은 한국축구를 뛰어넘기 위해 긴급 귀화시킨 브라질 출신 골게터 로페스(28)를 스타팅 멤버로 기용. 로페스는 최근 대표팀 합류 후 선수단과의 호흡 조절 미비 등을 이유로 「베스트 11」 기용이 불확실했으나 경기 전날 가모감독이 밝힌 대로 『조화가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은 듯 선발로 나왔다. ○…한일전이 열린 동경국립경기장에는 1천3백여명의 경찰 병력이 배치돼 한일 양국 응원단간에 빚어질 만약의 사태에 대비. 이날 경찰은 경기장 VIP석의 오른쪽 골문 뒤편에 자리잡은 5천여명의 한국 응원단 주변에 2백여명을 집중 배치, 일본팬들과 약 3m가량 격리시킨채 철통같은 경비를 폈다. ○…극성스럽기로 이름난 일본의 축구팬 1천5백여명은 전날 밤부터 국립경기장 인근에 텐트를 치고 노숙한뒤 오전 10시 문이 열리자마자 입장해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데 성공. 〈동경〓이재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