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서울에 살고 있는 남편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오후4시 광주발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오랜만에 기차여행을 하게 되었다. 일행은 모두 세가족이었다. 기차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즐거움은 군것질.
마침 판매원이 손수레를 끌고 오기에 맥주 오징어 과자 등 이것저것 골라들었다. 계산을 하려는 순간 『1만2백원입니다』하고 판매원이 엄청난 암산실력을 자랑해 무심코 돈을 건넸다. 평소 숫자에 철저한 남편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계산을 해보더니 2천원이나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판매원의 계산실수였겠거니 하고 차액을 되돌려받고 그걸로 끝났다.
그런데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 것은 다음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였다. 전날과 똑같은 일이 생긴 것이었다. 연이틀 2명의 판매원에게 「당했다」고 생각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 여행객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바가지」를 씌운다고 생각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열차 안에서까지 영수증을 주고받을 수야 있겠는가.
이은순(광주 광산구 운남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