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황이화/믿고산 농협출하 고구마 모두 썩어

  • 입력 1997년 9월 9일 07시 57분


며칠전 집앞 도로에서 『고구마 1상자에 1만원』 하는 확성기 소리가 들리기에 옆집 아주머니와 같이 나갔다. 두상자는 내용을 확인해봤지만 나머지 두상자는 그냥 샀다. 값을 치른 다음 그냥 올까 하다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 열어보니 온통 썩은 고구마 투성이였다. 우리가 상자를 열고 내용을 확인하는 모습을 봤던지 고구마차는 도망치듯 사라져버렸다. 분명 썩은 것을 알고 판매한 듯했다. 내용물을 땅바닥에다 쏟아보니 성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곰팡이가 핀데다가 칼로 잘라봐도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상태였다. 값을 치른 그자리에서 두상자를 모두 버려야 하다니…. 마침 고구마상자에 관련 농협의 전화번호가 있기에 전화를 했다. 자초지종을 듣고난 농협 직원은 『이런 전화을 받을 때 가장 힘이 빠진다』며 앞으로는 꼭 생산자를 확인하고 사란다. 할 말이 없어졌다. 생산자가 일부러 썩은 것을 넣어서 팔았는지 상인이 농협상자를 구입해 썩은 것만 골라서 넣어 팔았는지는 모르겠다. 앞으로 농협의 상자로 출하할 때는 소비자들이 믿고 살 수 있었으면 한다. 황이화(충북 진천군 진천읍 읍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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