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큼 다가온 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신부들의 마음도 들뜬다. 국내에서 결혼하는 커플은 한 해에 약 35만쌍. 이중 절반 가량이 해외 허니문을 택한다는 것이 여행업계 추산이다. 두 사람만의 새 설계를 시작하는 신혼부부들에게 권할 만한 환상적인 허니문 코스를 해외와 국내로 나눠 두차례 싣는다. 우선 여행전문가와 각국 서울 주재 관광청에서 추천하는 해외 신혼여행지 10곳을 골라 소개한다.》
▼ ① 인도양 몰리브 ▼
인도양 한 가운데 산호보석을 뿌려놓은 듯한 아름다운 섬들의 집산지. 각각의 섬이 독립적인 리조트를 이루고 있으며 수상운동시설과 장비가 구비돼있어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단 하나의 섬으로 떠있는 공항섬에 내리면 부둣가에 수십척의 깔끔한 보트들이 대기해 또다른 섬 호텔로 모셔간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인을 찾을 수 없었는데 최근 급격하게 부상했다. 지난해 이곳을 찾은 3천3백여명의 관광객 중 3분의 2 정도인 2천여명이 신혼부부였다. 5박6일 일정에 1백20만원대가 보통.
▼ ② 남태평양 피지 ▼
남태평양 마지막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피지는 유명한 곳이라 번잡할 것 같지만 의외로 호젓한 곳. 세계에서 가장 빨리 해가 뜨는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인생의 새 설계를 하는 신혼부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빌 게이츠, 파멜라 스티븐슨, 미셀 파이퍼, O J 심슨 등 유명인들도 이곳을 신혼여행지로 택했다.
특히 이곳을 찾은 신혼부부들은 피지 전통의식으로 다시 결혼식을 하기도 하는데 열대숲이 우거진 교회당 앞에서 불러주는 합창단의 달콤한 노래소리가 더없이 로맨틱하다. 4박5일 일정에 90만원대 상품이 주류.
▼ ③ 캐나다 밴쿠버 ▼
캐나다의 밴쿠버는 아름다운 산과 숲, 호수를 비롯한 자연경관과 레포츠 등 갖가지 즐길 거리가 많다. 마치 작은 함대가 닻을 내리고 떠있는 듯한 캐나다 플레이스는 유명한 아이맥스영화관과 레스토랑, 호텔, 호화유람선 등으로 이름난 곳.
좀 더 욕심을 내면 캐나다 로키의 관문인 밴프까지 가서 대자연의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곤돌라를 타고 북서쪽 노케이산이나 남동쪽 설퍼산에 올라 내려다보는 로키의 경관은 말 그대로 환상적이다.
4박5일 일정에 1백10만원대 안팎.
▼ ④ 서유럽 ▼
대부분의 여행사가 프랑스 파리∼스위스 제네바∼이탈리아 로마를 코스로 잡고 있다. 예술의 도시 파리 순례를 마치면 리옹에서 초고속열차 TGV를 타고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샤모니로 이동하면 알프스의 유명한 봉우리인 몽블랑의 아름다운 위용을 경험할 수 있다. 샤모니를 거쳐 로마로 가면 발길 닿는 곳마다 국보급 문화재로 가득하다. 영화 「로마의 휴일」에 나오던 트레비분수, 스페인계단, 고대 원형경기장이었던 콜로세움, 도시 국가 바티칸은 꼭 가봐야 할 곳. 5박6일 일정으로 1백20만원대 상품이 주류.
▼ ⑤ 뉴질랜드 ▼
북섬과 남섬으로 나뉘어 있는 뉴질랜드를 다 돌아보려면 최소 3주가 걸린다. 일주일 남짓한 허니문이라면 어느 한 곳을 집중 선택하는 게 좋다. 북섬 여행은 돛배의 도시 오클랜드가 관문. 동굴안에 강이 흐르는 와이토모, 진흙바닥에서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로토부아 온천, 번지점프 등을 즐길 수 있는 종합휴양지 타우포호수 등은 꼭 들러야 할 곳.
남섬은 도시 전체가 큰 공원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시작된다. 유네스코에서 세계보존지역으로 선정한 마운틴 쿡 국립공원, 중세 건축양식의 캔터베리 박물관, 피요르드해안의 절경을 간직한 밀포드사운드 등이 주요 포인트.
여행사마다 5박6일 일정에 1인당 1백만원 안팎의 상품을 내놓고 있다.
▼ ⑥ 서호주 퍼스 ▼
호주는 시드니 멜버른 등 동부지역이 널리 알려진 반면 전체 면적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서부는 미개척지가 많다. 남들이 안가본 곳을 원하는 「튀는 커플」이라면 서부(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를 돌아볼 만하다.
퍼스는 킹스파크에서 내려다보는 시가지와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스완강 풍경이 아름답다. 파도 모양의 웨이브룩, 원주민의 생활상을 볼 수 있는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항공박물관, 수비아코 시장을 비롯한 자유시장도 볼거리다.
퍼스에서 북쪽으로 2백50㎞쯤 떨어진 사막지역 국립공원에 서 있는 수천개 석회석 돌기둥인 피너클스도 장관이다. 4박5일 일정에 80만원대 상품이 주류다.
▼ ⑦ 말레이시아 랑카워 ▼
1백4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뤄진 이곳은 한적한 바다와 야생동물 탐험 등 에코투어를 할 수 있다는 게 특징. 1천마리 가량의 악어가 펼치는 악어쇼와 악어와 인간이 벌이는 레슬링을 지켜볼 수 있는 랑카위 악어농장 등이 흥미로운 코스.
검은 모래사장이 인상적인 판타이 파실 히탐과 새하얀 모래사장에 서양소나무들이 늘어서 있는 판타이는 랑카위 최고의 해변이다.
4박5일 혹은 5박6일 일정으로 70만∼90만원대의 상품이 나와 있다.
▼ ⑧ 필리핀 엘니도 ▼
마닐라에서 1시간 남짓 걸리는 엘니도는 팔라완섬 주변 다도해 해상공원. 92년 세계 비치리조트 콘테스트에서 최고의 해변휴양지로 선정된 천혜의 휴양지다.
뛰어난 자연환경과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로 친절한 종업원들의 고급 서비스 등 최적의 신혼여행 조건을 갖췄다. 웅장한 주변경관, 옥색바다, 하얀 모래사장, 푸른 하늘을 이고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선셋 디너의 환상적인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객실수가 적어 예약이 어려운 것이 흠.
4박5일에 1백10만원대.
▼ ⑨ 타히티 ▼
천재 화가 폴 고갱이 문명을 거부하고 택한 이곳은 1백15개 섬으로 이뤄진 프렌치 폴리네시아의 중심이다.
타히티에서 가장 번화한 파페에테를 지나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시원스런 파우루마이 폭포가 나오고 좀 더 가면 식물원과 고갱박물관이 기다린다.
고갱이 2년간 살고 서머싯 몸이 「달과 6펜스」를 취재했던 마타이에아 마을도 있다.
직항편이 없기 때문에 일정이 길고 다소 비싼게 흠. 여유가 있으면서 남다른 곳을 원하는 커플들에게 권한 만하다. 9박10일에 2백70만원가량.
▼ ⑩ 지중해 연안 ▼
지중해 국가들은 짙푸른 바다와 1천년 이상된 고도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유적답사와 휴양지를 함께 하고 싶은 커플들에게 OK.
그리스 이집트는 4대문명의 발상지이고 터키는 14세기부터 20세기초까지 유럽의 광대한 지역을 지배한 오스만제국의 흔적이 살아있는 곳.
또 이스라엘은 서구 2대 사상인 헤브라이즘의 잉태지이며 스페인은 유럽 최고의 해상강국을 형성한 역사에 아랍문화의 영향이 절묘하게 배어있다.
5박6일이나 6박7일 일정에 1백60만원대.
〈허문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