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인성교육현장]말聯국제학교,매월「세계의 날」행사

  • 입력 1997년 8월 25일 08시 04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가든 인터내셔널 중학교(GIS) 2학년생인 탄야 부디라야(14)는 매월 둘째주 수요일이 가장 기다려지는 날. 이날은 학부모들이 학교에 가서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고 맛있는 음식도 해준다. 어떤 엄마는 신나는 게임도 가르쳐준다. GIS는 이날을 「세계의 날」로 정해 한 반에 서너명의 학부모를 교대로 초청, 각자 조국의 생활방식과 문화 역사 등을 소개토록 한다. 강의가 끝난 뒤에는 전통음식을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나눠 먹는다. 30여개국 학생들이 GIS에 다니고 있는 점을 활용, 학생들에게 인류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기 위한 것이다. 부디라야는 이날만 되면 「학부모교사」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꼼꼼히 메모도 한다. 부디라야는 『책에서 얻는 지식보다 훨씬 재미있고 가슴에 와닿는 얘기들이 많아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며 『얘기를 듣다보면 내가 직접 아프리카에도 다녀오고 미국 중국에도 갔다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친구의 어머니가 들려준 사냥 이야기. 정말 한번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생길 정도로 생생했다. 낮에 사냥한 짐승을 통째로 구워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나눠먹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신이 난다. 미국인 친구의 아버지가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며칠 동안 꼼짝도 못하고 집에 있었던 경험을 들려줄 때는 눈을 한번도 본 적 없는 부디라야도 추위를 함께 느낄 정도였다. 부디라야는 『내가 잠자고 있는 한밤중에도 지구 반대편에서 독특한 옷을 입고 음식을 먹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이 내 친구의 친구이거나 가족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가까운 이웃이라는 실감이 든다』고 말했다. 〈콸라룸푸르〓윤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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