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명성황후」의 해외공연 성공

  • 입력 1997년 8월 23일 20시 25분


우리나라에도 소개된 미국 뮤지컬 「코러스 라인」은 브로드웨이를 배경으로 연극배우 지망생들의 꿈과 애환을 다룬 작품이다. 스타가 되기 위해 뉴욕에 온 젊은 배우들이 치열한 오디션을 거쳐 뮤지컬에 출연하기까지의 힘든 과정이 그려진다. 이 뮤지컬이 보여주듯 브로드웨이는 세계 각국의 연극인들에게 「꿈의 무대」로 통한다. 이 곳에서의 성공은 부와 명예를 함께 보장하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란 원래 뉴욕 맨해튼의 거리이름이지만 그 주변에는 「오프 브로드웨이」와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로 불리는 수백개의 소극장들이 산재해 있다. 뉴욕을 찾는 배우들은 우선 「오프 오프 브로드웨이」의 소극장에서 공연을 하다 실력을 인정받으면 「오프 브로드웨이」로 진출하는 식으로 단계별 「신분 상승」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낮에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밤에는 연극에 몰두하는 젊은이들이 부지기수다. ▼조선조 명성황후의 일대기를 담은 우리나라 뮤지컬 「명성황후」가 최근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가져 호평을 받은 것은 우리 뮤지컬도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쾌거다. 그동안 국내 극단들이 여러차례 브로드웨이 진출을 노렸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2천여개의 좌석이 연일 매진됐으며 런던과 일본에서도 공연제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한다. ▼「명성황후」의 성공요인을 따져보면 우리나라의 역사적 소재를 한국적 시각으로 표현한 점을 꼽을 수 있다. 현지 관객들의 입장에서는 그동안 전혀 보지 못한 새 뮤지컬을 구경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예술이 외국에서 별 대접을 받지 못한 것은 어설프게 외국 것을 흉내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특히 문화 분야에서는 우리만의 독창적인 내용이 아니면 해외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진리를 새삼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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