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차돌이는 호기심 많고 짓궂은 소년 같아요』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의 보조조련사 徐美麗(서미려·20·경기 안양시 동안구)씨는 지난해 4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대공원 식구가 된 신참이다.
조련사 金外雲(김외운·47)씨의 권유로 인연을 맺었지만 조련사로서 특별한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어서 잘 해낼까 걱정했다. 선배 조련사들이 마스코트처럼 대해주고 잘 돌봐줘 이제 걸음마를 걸을 정도가 됐지만 돌고래와 절친한 친구사이가 된 사실은 스스로도 잘 믿어지지 않는다.
서씨가 반짝거리는 눈에 윤기가 흐르는 몸매를 가진 7세짜리 장난꾸러기 차돌이를 처음 대했을 때의 느낌은 「눈부심」이었다.
그러나 차돌이는 머리로 물을 튀겨 서씨에게 물세례를 가하는가 하면 고등어가 든 먹이통을 입으로 쳐 미니스커트를 입고 무대에 선 채 이를 붙잡으려던 그를 넘어지게 하는 등 여러차례 골탕을 먹이기도 했다.
서씨는 시간이 가면서 차돌이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그는 『차돌이가 여성파트너 고리를 잃은 지난 2월부터 무척 쓸쓸해했다』며 『때마침 겨울철이라 돌고래쇼가 열리지 않아 차돌이를 가까이 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친해졌다』고 말했다. 차돌이 곁에 붙어서 어루만져주고 먹이도 주며 무언의 대화를 하는 사이에 절친한 사이가 됐다는 것.
요즘은 서씨가 연습풀에 들어오면 차돌이가 멀리서부터 반갑다는 소리를 낼 정도가 됐다.
그는 『그냥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다』며 『받은만큼의 사랑을 돌려줄 줄 아는 동물과 같이 일하는 것이 사람들과 일하는 것보다 못할 것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현재 돌고래쇼에서 내레이터 겸 보조조련사로 일하고 있는 그의 목표는 정식조련사. 정식으로 관객들이 모인 자리에서 돌고래의 묘기를 연출해본 경험이 없는 그의 꿈은 차돌이와 호흡을 맞춰 멋진 쇼를 펼쳐보이는 것이다.
〈하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