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항-예산의 혼탁선거

  • 입력 1997년 7월 18일 20시 21분


국회의원 2명의 결원을 보충키 위해 오는 24일 치러지는 포항북구 보궐선거와 예산 재선거가 과열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벌써부터 돈봉투살포 시비가 불거지고 중앙당 차원의 바람몰이 경쟁도 치열하다. 의원선거가 아니라 대선 전초전을 벌이는 것처럼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라 자칫하면 또 한번 선거를 치르는 사태가 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높다. 엊그제 포항에서는 돈봉투를 돌리던 한 후보의 운동원이 검찰에 고발됐고 예산에선 유세장 청중동원 경쟁이 벌어졌다. 그러잖아도 신한국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이 금품살포 흑색선전에다 무분별한 세(勢)몰이 등 극심한 혼탁상을 보이는 마당이다. 여기에 지역선거마저 뒤질세라 과열 혼탁으로 얼룩지고 있으니 그동안 정당과 정치인들이 목청 높여 강조하던 선거혁명 정치개혁은 도대체 어디로 갔느냐는 개탄이 안나올 수 없다. 여야 정당들에 이번 두 지역 선거가 지닌 의미는 크다. 특정후보 개인의 당락을 떠나 대선전략 차원에서 놓칠 수 없는 선거로 인식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포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朴泰俊(박태준)씨를 적극 지원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예산재선거도 야권공조의 시험무대일 뿐 아니라 신한국당의 경선구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정당마다 총력전을 펴는 이유를 모르지 않으나 그 도가 너무 지나치니 문제다.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선거논리는 이제 통하지 않는다. 돈 뿌리며 세과시를 하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후보나 정당은 그만큼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지역선거에서는 이길지 몰라도 그들의 행태를 눈여겨본 국민이 대선에서 바로 심판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당경선 등에 가려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다고 이들 선거를 멋대로 치러서는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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