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英 체스터]고대-중세-근세의 흔적을 함께…

  • 입력 1997년 7월 10일 08시 18분


《기원전 55년 로마의 시저가 영국(당시 브리타니아)을 침공한다. 그러나 그 원정은 시인 키케로에 의해 『문학이나 음악을 아는 사람이란 하나도 없는 포악한 소수 노예외에는 아무런 소득도 없는 전쟁』이라는 혹평을 받는다. 그후 1세기동안 영국은 로마제국에서 잊혀진 땅이 된다. 그러다 영국은 다시 서기54년 클라우디우스황제의 원정군에 점령되어 로마와 함께 새로운 역사를 시작한다. 2천년 역사의 고도 요크(동)와 체스터(서), 그리고 배스(남)와 에든버러(북)는 이런 역사의 흔적이 잘 간직된 유서 깊은 곳. 이중 북웨일스의 관문이며 중세적 풍광이 가장 짙은 체스터로 여행을 떠난다.》 런던의 유스턴역에서 기차로 2시간17분 거리에 있는 체스터. 역을 나와 만나는 도시의 첫 모습에서 2천년 고도의 풍취를 느끼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속단은 금물. 자동차로 5분거리인 도심에 다가가면서 역사를 웅변하는 고적들을 연이어 만난다. 그중 하나는 1928년 발견된 로마의 원형극장. 영국에서 발견된 로마시대 원형극장으로서는 그 규모가 가장 큰 이 유적은 도심으로 통하는 길가에 있다. 도심에 다다르면 높이 4,5m정도의 오랜 성벽을 만난다. 체스터의 상징이랄 수 있는 이 성벽은 중세때 유물. 그러나 그 기초는 2천년전 로마군인들에 의해 다져졌다. 체스터에 로마군이 진입한 것은 서기79년. 체스터라는 이름 자체가 로마군의 야영지를 뜻하는 「카스트라」에서 따온 것. 그후 런던까지 남북으로 이어지는 군사보급로 「월팅스트리트」가 개설됐다는 사실까지 염두에 둔다면 체스터의 로마유물은 보다 실감 난다. 체스터의 성벽은 남으로는 디강(江), 북으로는 운하로 감싸인 체스터 구도시를 직사각형으로 둘러싼다. 그 사각 성벽의 각 방면에 한 두개씩의 통행문이 있는데 지금도 이 문이 성벽 안팎을 연결하는 유일한 통행로. 그 벽을 사이로 체스터는 고대와 현대로 모습을 달리한다. 성벽안 고도의 중심은 더 크로스. 성벽안 구도시를 동서남북으로 가르며 달리는 네 방향의 직선도로가 만나는 열십자형의 교차로다. 여기서 북쪽을 보면 9백5년 역사의 체스터대성당(1092년 축조)이 보인다. 은은한 붉은 빛이 도는 「레드선 스톤」(사암 종류)으로 축조된 거대한 성당이다. 발걸음을 체스터의 중심인 더 크로스로 옮긴다. 그 중세풍의 도심 한가운데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곳은 흑백의 조화로 독특한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건축물들. 흰색의 건물 벽 표면에 벽을 지탱하기 위해 넣은 나무기둥이 검은 색으로 드러나 있고 이런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18세기 빅토리아여왕시절의 낭만적인 건축양식으로 기하학적인 모자이크 무늬와 흑백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그 1층에는 수많은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와 교역이 성행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가라는 설명이다. ◇여행정보 ▼시차〓런던시간+9시간→한국시간 ▼환율〓1파운드는 1천5백원 가량 ▼한국통화때〓0800―89―0082 ▼입국비자〓필요 없음 ▼문의〓영국관광청 △전화 02―723―8266 △팩스 02―720―6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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