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강신/동사무소 공부방 『흐뭇』

  • 입력 1997년 6월 27일 07시 18분


안양시 부흥동사무소 3층에는 마을공부방이 마련돼 있는데 그렇게 쾌적하고 좋을 수가 없다. 1백여석의 독서대와 수천권의 책, 특히 요즘처럼 폭염에 에어컨을 틀어줘 공부방에 나오는 학생들은 물론 동민 학부모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공부방에는 또 사서 봉사자 아주머니가 한분 있다. 50대로 보이는 이 부인은 밤 11시까지 손주나 막내자식 같은 청소년들을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 주고 있다. 그 부인은 밤 늦은 시간까지 봉사하면서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이따금 찾아오는 부모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엊그제 우리 막내가 마을공부방에 간다고 나간뒤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염려돼 밤 10시경 찾아갔더니 그 부인은 친절하게 복도까지 나와 누구를 찾느냐고 물었다. 이름을 댔더니 공부 열심히 하고 잘 있으니 염려말라며 짧은 시간 우리 애를 관찰한 느낌까지 자상하게 얘기해 주었다. 자식을 동사무소에, 그것도 사랑과 정성으로 보살펴주는 자원봉사원에게 맡겨 놓고 있으니 부흥동 주민으로서 흐뭇하기만 하다. 이강신(경기 안양시 부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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