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영파/촌지 얼룩진 교단 『한심』

  • 입력 1997년 6월 27일 07시 18분


50년대 이집트 나세르대통령이 어느날 한 초등학교에서 연설을 하게 됐다. 학교당국은 초긴장 속에 법석을 떨었는데 연설이 끝나자 대통령은 수고한 여자교장을 당일로 파면해 버렸다. 기자들의 탐문에 의하면 나세르가 대위시절 그 여교장은 수도 카이로의 부유층 자제들만이 다니는 초등학교 교사였는데 촌지로 받은 돈으로 날마다 양고기를 구워 먹으며 가난한 이웃 초급장교의 코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그런 부패교사가 교장이 된 사실에 나세르가 철퇴를 가한 것이다. 고희를 눈앞에 둔 사람으로서 충성스런 왜놈이 되라고 가르치던 초등학교 교사들이 그대로 광복 대한민국에서도 교편을 잡고있는 모습을 보았고 사이비 교육자들의 횡행도 보았다. 그리고 네자녀를 놓고 구박을 받으면서도 촌지를 장만하던 죽은 아내의 정성여하로 성적에 곡선이 있음도 체험했다. 「초등학교 교사 집에 중고교 교사가 전세들고 그집에 대학교수가 사글세 들어산다」는 촌지 등급시절도 있었다. 그것도 웃기는 옛이야기가 된 지금 교직자들의 타락이 걷잡을 수 없다는 느낌이다. 참된 교권의 드높은 권위와 위엄 그리고 가치는 불변이요 살아있어야 한다.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의 미래, 내일의 주인공을 가르치는데 온갖 정성을 쏟으며 대쪽같은 교사상을 잃지 않고 있는 스승들이 많기에 비관은 않는다. 촌지로 얼룩진 교단이 하루빨리 정화되길 바란다. 이영파(서울 도봉구 쌍문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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