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한일축구전,양국 공조 시발점되길…

  • 입력 1997년 5월 22일 20시 00분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의 한 일 공동개최가 결정된 후 1년이 흘렀지만 아직까지 준비상황은 지지부진이다. 현재 두나라는 수익금 배분 등 기본적인 운영원칙을 논의하는 정도이며 경기가 벌어질 도시조차 확정짓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5년의 기간이 남아 있다고는 해도 두나라 모두 개최도시들이 새로 축구전용 경기장을 건설해야 하는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원인은 한 나라에서 주최해온 월드컵대회를 한국과 일본이 함께 치르도록 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앞으로도 두나라가 세부사항을 일일이 의논해 일을 치러야 하므로 손발이 맞지 않고 이해관계가 어긋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 또 월드컵대회 유치를 놓고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사이라 감정의 앙금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장담할 수 없다 ▼월드컵 축구대회는 단연 세계 최대의 스포츠이벤트다. 30억 인구가 지켜보는 월드컵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것은 금전적 손익계산만으로 따질 수 없는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준다. 21세기 새로운 한일관계를 정립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기왕에 한일 공동개최가 결정된 이상 어떻게든 일본과 함께 역대 최고의 대회를 만들어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려면 두나라 모두 축구붐을 조성하고 긴밀한 협력과 화합의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엊그제 일본 동경에서 열린 한일 친선 축구대회는 월드컵 공동개최 결정 이후 처음 갖는 기념행사였다. 국내 TV시청점유율이 48%나 될만큼 우리 팬들의 관심도 대단했다. 특히 선수들의 페어플레이가 돋보였고 한일간의 협력을 강조하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나붙기도 했다. 오는 9월17일 서울에서 2차전을 갖는 이번 교환경기가 월드컵이라는 대사(大事)를 위해 두나라의 공조체제를 가다듬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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