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한실/초등교소풍 동행 학부모 모습 꼴불견

  • 입력 1997년 5월 2일 07시 51분


며칠전 소풍을 다녀온 고교생이다. 부산시내에 소풍을 갈 만한 장소가 그다지 많지 않다 보니 소풍지에는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했다. 딱딱한 책상을 떠나 자연속에 파묻힌 학생들은 즐거워 어쩔줄을 몰라했다. 이런 아이들의 웃음속곁에는 양손에 가방 소풍바구니 아이스박스 등 많은 짐을 들고 뒤따르고 있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보여 그다지 좋지 않았다.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하는데 학생의 3분의 1이상이나 되는 학부모들이 따라온 듯했다. 물론 하루쯤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마음껏 뛰어 노는 것도 아름다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따라온 어머니들은 들고 온 음식을 돗자리 가득 펴놓고 아이들의 선생님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느라 분주했다. 어머니들은 아이들보다는 선생님들 챙기기에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학생들이 노는 모습에는 관심도 없었다. 아이들을 위한 소풍이라기보다 오히려 어머니들의 소풍이라고 해야 옳을 듯했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는 소풍이 교실수업보다 더욱 중요하고 효과적인 교육이 되리라 본다. 자연속에서 무엇인가를 얻어갈 수 있는 소풍이라야 참다운 야외교육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한실(부산 사하구 괴정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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