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현대-삼성 6강탈락…국내-수입파 부조화

  • 입력 1997년 3월 26일 20시 34분


[권순일 기자] 「토종선수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용병」, 「뒤늦은 프로화작업」, 「체력조절 실패」. 이는 국내남자농구의 「양대산맥」으로 군림해왔던 현대와 삼성이 지난 25일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요인들이다. 지난 83년부터 시작된 농구대잔치에서 세차례나 정상에 올랐던 현대와 두번 우승했던 삼성이 프로농구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최하위로 중도탈락한 가장 큰 이유는 「용병고르기」에 실패했기 때문. 지난해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실시된 용병드래프트에서 삼성은 3순위, 현대는 7순위로 각각 두명의 용병을 선발했으나 이들이 국내선수들과 손발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삼성의빈스킹(27.1m96)과 케빈 비어드(24.1m84), 현대의 토드 버나드(28.1m93)와 라펠 맥길버리(25.1m90)는 기량면에서 다른 용병들과큰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팀워크를 이루는데 적절한 역할을 하지못했다는 평가. 적당한 센터가 없는 삼성은 화려한 테크닉을 지닌 빈스 킹보다는 몸싸움에 강하고 부지런한 센터감을 뽑았어야 했다는 것. 또 임근배 유도훈 정진영 등 외곽슈터들이 포진한 현대는 민완가드 대신 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맥길버리를 선택했지만 팀플레이를 주도할 게임메이커가 없어 화를 자초했다. 여기에 현대는 선수들과 계약문제를 매듭짓지 못해 몇몇 주전들이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등 대회 초반부터 순탄하지 못했고 다른 구단이 운영체계를 잽싸게 프로화에 맞춘데 비해 늑장을 부렸다는 지적이다. 또 현대는 프로로 전향한 실업팀중 유일하게 96∼97 농구대잔치 플레이오프전에 진출, 농구대잔치 종료후 10일만에 시작된 프로리그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고 삼성 역시 농구대잔치에 전력을 쏟아붓는 바람에 프로에서는 주전 대부분이 탈진상태를 보였다. 현대와 삼성의 관계자들은 『오는 6월13일 상무에서 이상민 조성원 김재훈(이상 현대) 문경은 김승기 허영(이상 삼성) 등 주전선수들이 대거 제대하기 때문에 내년 시즌에는 올해와 같은 꼴은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