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대기업『불황탈출』몸부림…사업 다각화-협력사 지원

  • 입력 1997년 3월 24일 20시 08분


<<기업들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사업다각화, 하청업체 지원, 경쟁업체간 전략적 제휴 등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을 함께 소개한다.>> ▼ 사업 다각화 ▼ [이영이기자] 종합상사들이 극심한 수출부진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복합개발 자원개발 등 사업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LG상사 ㈜쌍용 등 종합상사들이 단순한 수출입 대행업무에서 탈피, 금융 및 자원개발과 연계된 종합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키로 하고 최근 신규사업 개발조직을 대폭 보강하거나 신설했다. 삼성물산은 해외 복 합개발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부회장 직속으로 해외사업개발실을 신설, 해외부동산 및 SOC개발사업에 적극 나섰다. 10여명으로 구성된 개발실은 프로젝트별로 인력을 운용, △폴란드 바르샤바 복합개발 △필리핀 칼람바공단 조성사업 △동남아지역내 오피스빌딩과 임대아파트건설 △베트남과 필리핀에서의 발전소건립 △인도 항만공사 등을 추진한다. LG상사도 최근 경영조직을 개편하면서 기존의 신사업실을 사장직속 사업개발실로 확대하고 3개 프로젝트팀을 두었다. 이 프로젝트팀들은 △그룹공동사업 중소기업협력사업 대북사업 △농축산물 해외개발사업 농산물 도매유통사업 △광석 에너지 가스 등 해외자원개발사업을 각각 담당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수출부진이 심화하면서 기존의 무역업무만으로는 안정적인 수익확보와 기반확충이 어려워졌다』면서 『앞으로 신사업분야를 집중 육성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쌍용도 기존에 팀단위로 운영하던 신사업담당 조직을 4개팀을 갖는 실(室)단위로 확대 개편했다. 쌍용의 신사업실은 △기계와 플랜트의 수출수요 개발 △해외금융조달 및 복합기능 수행 건설프로젝트 개발 △영상사업 추진 △효율적 물류시스템 개발 등을 맡고 있다. ▼ 적과의 동침 ▼ [임규진기자] 「유통혁명」이 가속화하면서 경쟁업체들간의 전략적 제휴가 급속히 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 농심가 까르푸 안양본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이 상품을 공동으로 구매하거나 광고를 같이 하는 등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농협은 최근 농심가 까르푸 마크로 등 국내외 할인업체들과 농산물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농협은 농심가에 농산물을 싼 값에 제공하고 농심가로부터 할인점과 슈퍼마켓 운영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받기로 했다. 또 장기적으로 양측이 보유한 유통망을 공동 활용할 계획이다. 농협은 까르푸와 마크로 등 외국계 할인점업체들에도 우수농산물을 제공해 도매망 확대효과를 누리고 까르푸와 마크로는 중간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농산물을 장기적으로 공급받아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희망 로얄 안양본백화점 등 경인지역 유통업체들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의류 식품류 등을 공동구매하는 한편 경비절감을 위해 광고 홍보 등 판촉활동도 함께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LG유통 해태유통 한화백화점 등은 지난해부터 수입품을 중심으로 공동구매사업을 전개, 경비절감을 꾀하고 있다. 그랜드 태화 주리원 화니백화점도 설과 추석 등 명절때 선물주문을 대신 받아주는 등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 협력사 지원 ▼ [박현진기자] 중소기업의 연쇄부도사태 가운데 대기업들이 중소협력업체 돕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이 최근들어 경영지원팀을 파견하거나 지원액수를 늘리는 방법으로 협력업체와 동반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1백20명의 기술인력을 파견, 품질향상과 원가절감 및 물류개선 등에 필요한 상담과 지원활동을 펴는 「협력회사 카운슬링제」를 도입했다. 이 회사는 5인 1개조로 팀을 구성해 60개 업체에 2∼3개월간 집중적으로 기술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협력업체들의 해외판로 개척을 돕고 해외에서 안정적인 부품공급을 위해 해외진출시 이들과 동반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2천억원을 투자해 협력업체의 해외공장 부지선정 및 인허가업무를 대행해주고 수출입은행의 저리자금 융자시 지급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에 비해 3백억원이 늘어난 7천5백억원을 협력업체에 투입, 경영혁신 해외진출 및 정보화를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전자도 최근 중소협력업체들에 카폰 등 통신기기 제품의 기술을 이전, 간접적으로 협력업체의 경영지원을 해주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요즘같은 불황에 협력업체들이 제대로 살아남아야 대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면서 『그래서 좀 무리가 가더라도 협력업체 돕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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