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화제]음식점 「하로동선」차린 전현직 국회의원

  • 입력 1997년 3월 22일 08시 38분


[윤종구 기자] 제정구 이수인 김홍신 노무현 이철 박석무 김원웅 홍기훈 유인태 박계동 원혜영…. 한때 「청문회 스타」로 명성을 날렸거나 지금도 금배지를 달고 있는 민주당의 전현직 국회의원들이다. 이들이 지난주 서울 역삼동에 고기구이 음식점을 냈다. 식당 이름이 재미있다. 여름 화로와 겨울부채라는 뜻의 「하로동선(夏爐冬扇)」. 식당대표 김원웅 전의원(53)의 설명은 이렇다. 『중국 후한시대 王充(왕충)이 쓴 「논형(論衡)」에 나오는 말입니다. 당장은 쓰임새가 없지만 때가 오면 요긴하게 쓰일 물건이란 뜻이지요』 하로동선은 지난해 4월 15대 총선에서 낙선한 민주당 「개혁모임」인사들의 술자리에서 태어났다. 유인태 전의원이 『음식점을 차려 함께 모이며 후일을 기약하자』고 제안한 것. 다들 웃어넘기고 말았지만 이것이 다음날 신문에 보도되는 바람에 「실없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식당 개업을 추진하게 됐단다. 20명이 1인당 2천만원씩 출자, 4억원으로 밑천을 삼았다. 1,2층 연건평 1백55평에 1백8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자동차도 30대가 주차할 수 있는 규모다. 「공동출자 공동운영 공동분배」가 원칙. 김원웅씨의 개업인사는 후일에 대한 기약을 담고 있다. 『이곳을 찾는 다양한 손님들을 통해 여론의 흐름을 정확히 읽을 생각입니다. 손님들로부터 「장사를 정직하게 하는 걸 보니 나라살림을 맡겨도 정직하게 잘 하겠구나」라는 말을 듣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개업전 그는 맛있는 고기 공급처를 구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수많은 식당을 드나들면서 고기를 써는 두께와 각도에서 부터 종업원의 옷차림까지 메모했다. 개업후에는 요리전문가 7명으로 「하로동선 자문위원회」도 구성했다. 이들로부터 고기맛 품평도 듣고 장사요령도 배운다. 식당은 주주들이 하루에 한명씩 돌아가며 지킨다. 이번주에는 박석무 노무현 홍기훈 제정구 이수인 김홍신씨의 순서로 당번을 섰다. 김원웅씨는 상근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