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 기자] 『공학기술인에게 주어지는 큰 상을 받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동안 함께 땀흘렸던 자동차공업인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한국공학원(회장 李基俊·이기준)이 수여하는 제1회 한국공학기술상 경영 및 기술부문 본상을 수상한 金善弘(김선홍·65)기아그룹회장은 『이번 상을 공적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더 좋은 차를 만들라는 채찍으로 알겠다』며 겸손을 표했다.
한국공학원은 지난해 6월중순 공학 관련 학술연구와 지원사업을 펴기 위해 설립된 공학부문 최대의 단체. 공학과 관련한 경영 교육 기술 정책부문에서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을 뽑아 올해부터 시상하고 있다.
김회장은 세피아 크레도스 등의 독자모델 자동차를 개발하는 등 신기술 신제품을 창출, 수출 증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공학도(서울대공대 기계공학과)출신 전문경영인으로 「봉고 신화」의 주역이기도 한 그의 기술개발에 대한 열정은 널리 알려진 얘기.
80년대 말 독자모델 개발을 위해 외국에 나갔을 때 그는 『기아의 기술로 만든 차가 과연 굴러갈 수 있겠는가』라는 비아냥을 들은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 이후 액자에 이 말을 새겨 기술연구소에 걸어놓고 와신상담의 교훈으로 삼았을 만큼 기술에 대한 그의 집착은 유별나다.
기아그룹은 지난해 91만6천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12조2천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매출액으로 따져 재계순위 7위. 자동차 한 품목으로 이룩한 성과다.
기아를 포함해 국내 자동차업체가 세계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으나 최근 들어 수출이 저조한 상태.
이에 대해 그는 『세계시장에서 국내업체간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협력관계를 구축, 전략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는 움직이는 광고이자 우리나라 제품의 얼굴입니다. 먼저 어떤 지역에 진출하려면 그 지역특성에 맞는 자동차를 개발해야 한다고 봐요. 기아에서는 대상지역과 기술 자본 마케팅의 전략적 제휴와 함께 글로벌 서비스체제의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요즘 「어려운 경제」에 대한 그의 진단과 처방 한마디.
『고비용에 저효율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 상황에서 공학기술의 분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끊임없이 신제품을 개발하고 품질좋고 감성을 지닌 제품들이 나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기술개발투자도 늘려야 합니다』
그리고 후배 공학인들에게 앞으로는 기술과 지식이 인정받는 시대가 될 것이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