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음악으로 자폐아동 치료

  • 입력 1997년 2월 13일 20시 33분


[나성엽 기자] 음악이 정신지체 아동을 보살피고 치료하는데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화여대 언어청각 임상센터 김군자씨(음악치료사)는 지난 15년간 자폐 뇌성마비 등 3∼7세의 정신지체어린이 70여명을 음악치료로 보살펴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들 어린이들에게 자기 통제력이 생기고 주위 사람과 간단한 말로 의사소통을 하는 등 주변환경에 대한 적응능력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같은 내용을 이화여대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음악치료 워크숍」에서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부터 음악치료를 받고 있는 윤모양(3)의 경우 집중력 언어능력이 떨어지고 낯가림이 심한 「자폐아」. 김씨는 처음엔 녹음된 동요를 들려줘 아이의 관심을 끈 뒤 전자오르간으로 같은 노래의 변주곡을 여러 형태로 들려줘 아이와의 공감대를 형성해갔다. 그 다음에는 전자오르간 외에도 피아노 바이올린 북 등 다양한 악기소리에 친해지게 하고 아이의 심리상태를 그때 그때 파악해 즉흥곡을 연주했다. 그 결과 처음 엄마에게서 안 떨어지려 하던 윤양이 악기를 갖고 놀려고 하고 노래의 음을 따라하기도 했다. 노래 가사의 일부는 제대로 발음하는 등 언어능력도 어느 정도 되찾았다. 치료 후반기에는 김씨를 만날때 마다 「안녕」이라고 꼭 인사를 했다. 다른 정신지체 어린이들도 이와 비슷한 경과를 보였다는 것. 음악요법은 이처럼 정신지체 어린이가 주위환경에 잘 어울리도록 그 사회의 문화적 언어적 특성을 담고 있는 음악으로 아이를 이끄는 방법. 어릴 때일수록 효과가 크지만 어디까지나 정신치료의 「보조적 수단」일 뿐이라고 김씨는 강조한다. 김씨는 『가장 이상적인 정신지체 치료 방법은 음악치료 놀이치료 색깔치료 심리치료 등의 전문가가 정신과 의사와 함께하는 「집단 접근법」』이라며 『우리나라도 이 분야 전문가에 대한 자격을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