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위천공단 저지」운동 확산

  • 입력 1997년 1월 8일 08시 05분


「부산·창원〓姜正勳·趙鏞輝 기자」 위천공단 저지와 낙동강을 살리기 위한 8백만 부산 경남지역 주민들의 열기가 봇물터지듯 확산되고 있다. 위천공단 결사저지 부산시민총궐기본부의 시청 농성이 9일째, 경남총궐기본부의 도청 농성이 나흘째를 맞으면서 종교계와 지역정계 노동계 주민 등 각계 각층의 동참이 줄을 잇고 있다. 부산경남총궐기본부는 정부가 10일을 전후해 위천공단 지정을 발표한다는 소식에 따라 이날을 「항쟁의 날」로 정하고 대대적인 「시민항쟁대회」를 열기로 했다. ○…사실상 본부를 부산시청으로 옮겨 농성을 계속중인 부산시민총궐기본부 회원 70여명은 농성 9일째를 맞았으나 시민들의 격려 발길이 이어지자 피곤한 줄도 모르고 상당히 고무되는 모습들. 7일 현재 1천여명의 시민과 단체원들이 농성장을 찾았으며 전달한 성금만도 3천만원에 이를 정도. ○…농성장에서는 위천공단 반대운동에 앞장서온 부산여성단체협의회 소속 주부자원봉사자 및 회원 30여명이 농성자들의 식사준비 등 지원활동을 전담. 공동본부장을 맡고 있는 尹元昊(윤원호)부산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농성하는 시민들의 건강이 걱정돼 가정보다는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주부들의 순수하고 간절한 마음을 위정자들이 아는지 모르겠다』며 『위천공단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 ○…지역 국회의원들이 농성장을 찾아 주민들의 뜻을 정부에 전달하겠다고 한 경남지역과는 달리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 부산본부는 최근 잇단 간담회 요청에도 지역 국회의원들이 불참하는 등 무성의로 일관하자 지난 6일부터 농성장 입구에 「신한국당 국회의원 개별 출입을 금함」이란 대자보를 붙이고 신한국당 부산지부장 김운환의원을 집중 성토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 ○…천주교부산교구 李甲秀(이갑수)주교도 부산지역 각 성당에 위천공단조성을 반대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동참을 호소. 이주교는 공문에서 『그럴 듯한 경제논리와 사후대책으로 치장한 위천공단문제는 결국 이 땅에 무서운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 민주당 부산시지부 지역위원장 등 20여명은 지난 6일부터 단식농성에 돌입. ○…도청 농성 나흘째를 맞은 경남본부에도 도민들의 격려가 줄을 잇자 「이 땅에 환경을 살리고 도덕의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위천공단 조성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팽배. 농성자들은 『대구지역은 위천공단을 놓고 바둑판에서 꽃놀이패를 하고 있는 형국이나 부산 경남쪽은 상황이 위태로운 형편』이라며 도민들의 적극 동참을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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